▲ 원창묵 강원도시장군수협의회장과 강원도농업인단체 총연합회는 지난 6일 원주시청에서 농어업인수당 관련 간담회를 개최했다. 농업인단체는 연내 수당 지급을 주장했으나 원 협의회장은 '불가' 입장을 통보했다.

6일 농업인단체연합회·원 시장 간담회
도내 16개 시·군 자치단체장이 농어업인수당의 내년도 지급을 의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일 강원도시장군수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원창묵 시장이 (사)강원도농업인단체 총연합회(이하 농업인단체 총연합회)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이같이 밝힌 것. 시장군수협의회에서 만장일치로 결정한 사항이라 번복이 힘들다고 원 시장은 전했다. 올해 농어업인수당 지급은 사실상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농업인단체 총연합회는 지난 6일 원주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주 등 5개 시·군이 농민수당 연내 지급을 반대했다"(본보 5월 4일자 15면 보도)고 주장했다. 18개 시·군 모두가 찬성해야 연내 지급이 가능한데 5개 시·군 단체장이 몽니를 부렸다는 것. 이는 강원도가 18개 시·군을 방문해 의견을 확인한 결과라고 전했다. 

그러나 올해 4월 6일 열린 강원도시장군수협의회 회의에서는 16개 단체장이 내년도 지급에 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고성·횡성군수가 공석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도내 모든 시장·군수가 내년도 지급에 동의한 것이다.

원창묵 협의회장은 "공개안건으로 채택해서 공개적으로 결정한 사안"이라며 "강원도에서 조사한 것은 비공식적으로 한 것이고, 우리는 안건을 상정해 공식적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강원도 농어업인수당 조례안은 지난 2월 강원도의회에서 통과됐다. 하지만 이를 시행하려면 보건복지부 사전심의를 거쳐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18개 시·군의 합의문이다. 애초 5개 시·군만 연내 지급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농업인단체 총연합회는 이들 단체장에 대한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그러나 지난 6일 간담회에서 전체 시·군이 반대한 것으로 밝혀지자 대응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강원도연맹 강석헌 사무처장은 "모든 지자체가 내년도 지급을 의결해 농업인단체 총연합회가 각 시·군별로 대응할 것"이라며 "12일 이사회에서 구체적인 대응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원창묵 강원도시장군수협의회장과 강원도농업인단체 총연합회는 지난 6일 원주시청에서 농어업인수당 관련 간담회를 개최했다. 농업인단체는 연내 수당 지급을 주장했으나 원 협의회장은 '불가' 입장을 통보했다.

원주시 "부담분 42억 원 확보 힘들어"
전흥준 농업인단체 총연합회 이사는 지난 6일 간담회에서 "원주시가 정말 돈이 없어서 농어업인수당 지급이 어려운 것인가"라고 원창묵 시장에게 물었다. 농어업인수당의 연내 지급이 불가한 이유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예산 부족 때문이냐는 것. 이에 대해 원창묵 시장은 사실상 "그렇다"고 답변했다. 

원창묵 시장은 "코로나19 긴급지원금을 주는 것도 공영개발사업 특별회계에서 200억 원, 재난지원금에서 70억 원을 합해 지급한다"며 "우리 시는 솔직히 돈이 없다"고 말했다. 공영개발사업 특별회계란 지방공기업법에 의거 공영개발사업을 운영하는데 쓰이는 회계이다.

일반회계가 원주시 살림살이에 다방면으로 사용된다면 특별회계는 특정 목적에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지방공기업법에선 재해, 재난 등의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 기금을 일반회계로 차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원주시도 코로나19 긴급지원금으로 특별회계 기금 200억 원을 차입할 것이라 밝혔다. 

원 시장은 "코로나 때문에 내년도 세수결손이 1천억 원에 달한다"며 "4인 가족 농업인이면 정부와 지자체 재난지원금으로 최대 200만 원까지 받는데, 빚내고 어려운 시기에 농민수당까지 별도로 얹어 주는 것은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나 농업인단체 총연합회는 농민수당이야말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이라고 반박했다. 농업인단체 총연합회 신성재 부회장은 "농어업인수당은 지역상품권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중소상인들에 대한 간접적 지원책, 농촌경제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며 "이를 조속히 지급할 수 있는 방안을 강원도시장군수협의회가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