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라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시민들의 총선에서 광장과 거리의 민주주의를 앗아갔다. 우리는 유례없는 절제된 선거를 경험했다. 모름지기 민심을 향한 피 말리는 전쟁에 뛰어든 선수와 정당에게 선거는 '일등'을 향한 고지탈환 일뿐이다.

 4년간 노심초사 총선을 준비해 왔기에 다툼은 불가피하고 안면을 트고 살아가는 지역사회에서 경쟁과 선택의 파열음은 누구에게나 후유증을 남긴다. 유권자들의 선택 결과는 개혁의 지속으로 판명 났고, 우리 모두 그 과정과 결과가 야기하는 소음과 불협화에 직면했다.

 지정학적인 조건에서 원주는 당대의 시대정신과 민감하게 조응해왔다. 4.15 총선에서 원주시민사회는 경인지구 내지 중부권의 투표성향과 보조를 같이함으로서 지역성을 뚜렷이 밝혔다. 외부적인 변화에 능동적인 원주민심이 확인되었다.

 이제 총선 과정에서 파생된 분파와 반목을 극복할 때다. 우리들이 이마를 맞대고 서로 갈등을 녹이는 화해의 악수를 청하자. 가짜뉴스는 다양한 여론으로부터 단절된 계층이 고립되도록 부축이고, 고립된 집단의 폐쇄성은 사회통합을 어렵게 하지만 지역사회는 소통해야 한다.

 이즈음 생명문화의 고장, 원주의 모심과 섬김의 문화를 생각한다. 원주의 시목은 은행나무, 솔즈베리 평원에 '스톤헨지'가 있다면 원주에는 '반계리은행나무'가 있다. 거목을 모시며 온갖 풍파를 견뎌온 우리지역의 공동체문화를 소환해 보자. '모심'은 너를 나처럼 사랑하기, 내가 너이기에 나를 지극히 사랑하는 일이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 코로나19의 환란으로 허덕이는 민생을 향해 구호의 손길을 내밀 때다. 소상공인들과 일용 노동자, 예술인 등의 고통에 주목해야 한다. 오늘도 폐지 리어카를 끄는 지친 노인의 저문 거리를 기억해야한다.

 빛바랜 낡은 금이빨을 만지작거리는 창백한 이웃의 표정을 생각할 때다. 선택받은 선량들과 지자체는 도래한 고난이 암시하는 기회의 의미를 포착하여 코로나19 이후의 시장변화에 적응하도록 소상공인들과 취약계층들을 견인해야한다. 각개 계층을 포용하는 주문형 정책으로 일자리를 관리해야한다. 지역사회통합은 공정한 정책이 선행 될 때 가능하다. 민생의 현장에 맞춤하는 낮은 정책이 피부에 와 닿는 대책이다.

 다시 생명문화와 협동조합의 도시 원주에 주목하자. 원주의 미세먼지 지수는 의외로 높아 대기 질 개선이 시급하다. 맑은 공기를 마시는 혁신도시와 기업도시가 정주민을 유인할 수 있다. 또한, 원주가 협동조합과 사회적 경제의 중심도시라는 점에 착안하여 앞으로 북한과 교류를 준비할 때 사회적 경제의 장점을 북한의 경제발전과 접목시키는 큰 그림을 원주가 주도하여 디자인할 수 있다. 사회적 경제가 중재하는 북한 인민의 민생의 연착륙으로 진정한 남북평화공존의 시대를 도모해야한다.

 지역 총선 민심의 행간에서 우리는 강원도를 넘어 중부지역의 명실상부한 도시로서 원주가 위치해야 한다는 의욕을 읽을 수 있다. 그것은 탈 강원도라는 그림이며 문화예술과 경제, 정치를 아우르는 '인문예 도시'의 구축을 의미한다. 희망과 행복을 꿈꾸며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 지역사회 통합의 새 지평을 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