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교 개학이 미뤄지며 섬강초교에서 '너희가 와야 학교는 봄'이라는 현수막을 교문에 걸자 학생들은 '학교를 가야 우리도 봄'이라는 포스터로 재치있게 응답했다.

지난주 초등 1~3학년을 마지막으로 전국 초·중·고·특수학교가 온라인 개학을 했다. 플랫폼 동시 접속으로 우려됐던 접속 오류는 많이 개선된 모습이었지만, 교육 콘텐츠나 수업 방식에 있어서는 여전히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는 전문가와 교사 및 학부모 의견 수렴을 통해 내달 초 개학 시기와 방법에 대해 발표한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초등 1~3학년을 대상으로 온라인 3차 개학이 시행되자 곳곳에서 학부모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개학을 했지만 자기 주도 학습이 어려운 초등 저학년은 학부모가 일일이 준비물과 과제 등을 챙기며 학습지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원격수업을 진행하는 고학년과 달리, 초등 1~2학년은 TV로 EBS 방송을 시청하며 수업을 진행한다. 학부모를 통해 출석을 확인하고, 가정마다 배포한 학습꾸러미를 활용해 학습지와 만들기 등 수업을 한다. 하지만 학부모의 지도 없이는 원활한 수업이 어려운 상황이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A 씨는 "도무지 아이 혼자 수업을 들을 수 없어서 옆에서 같이 들으며 아이를 지도했다"며 "개학은 했지만 학부모들은 더욱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자녀 과제까지 챙기다 보니 초등 저학년 개학을 두고 학부모 개학이라는 비난이 나온다. 직접 학습지도가 어려운 학부모들은 돌봄 교실에 자녀를 맡기는 사례가 늘면서 온라인 개학은 표면적일 뿐 사실상 학교 개학과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이다.

고 3학년 학생들은 올해 첫 수능 모의고사가 사실상 취소되면서 대입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커졌다. 4차례 연기 후 지난 24일 시행하기로 예정됐던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원격시험' 형태로 치러졌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학교를 방문해 시험지를 배부받고 집에서 문제를 푸는 형태로 진행됐다. 이번 평가는 채점과 성적처리를 하지 않기로 해 다른 응시자와 성적 비교가 불가능하다.

첫 모의고사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대입 방향을 결정했던 고3 학생들에게는 시험 평가가 불가능해지면서 대입 준비가 더욱 막막해졌다. 고3인 B 양은 "정시를 준비하면서 첫 모의고사를 통해 내 성적을 가늠해보고 싶었는데 원격시험으로 평가가 무의미해지자 내 위치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어 불안하다"며 "원격 수업이 지속된다면 정시는 물론 수시를 준비하는 학생들도 생기부 준비 등이 어려워지면서 대입 준비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등교에 대한 요구가 커지자 교육부에서는 내달 초 등교 개학 시기를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감염병 전문가, 질병관리본부와 협의 후 시·도 교육감, 교사 및 학부모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내달 5일 내외로 등교 개학 시기와 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등교 개학 여부가 결정되더라도 학교 현장에서 준비하기까지 최소 일주일의 준비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등교 순서 역시 온라인 개학과 같이 학년별로 순차적으로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 교내에서도 급식실이나 체육관, 특별실 등 공동 사용 공간을 분산 이용하는 등 신중한 검토가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