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일 원주종합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장에서 개표가 진행되는 모습.

지난 15일 오후6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투표가 끝나자 각 읍면동 투표소를 떠난 투표함들이 원주종합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장으로 속속 도착했다. 체육관 양쪽에 개표 테이블을 두고 가운데 마련된 투표함 적재장소에는 6시20분쯤 원인동 투표함이 가장 먼저 도착했다.

이를 시작으로 각 읍면동 투표소에서 들어온 투표함이 차례차례 자리를 채웠다. 갑·을 선거구 투표함 출입구를 따로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90개 투표소에서 투표함이 몰리면서 검수를 기다리는 대기줄이 길게 늘어섰다.

이번 총선 개표는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개표소에 입장하는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끼고 참여했다. 10개의 투표함이 동시에 개봉되며 본격적인 개표가 시작됐다. 개표사무원들은 쏟아지는 투표용지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종류별로 분리해 나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답답함에 마스크를 내리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발견되면서   관리본부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당부하는 방송을 수차례 하는 등 방역에 신경 썼다.

개표장 분위기는 다소 차분한 모습이었다. 사전 출구조사 결과 갑·을 모두 민주당 후보가 앞선 결과였지만 갑 선거구의 경우, 득표율 차이가 3% 내외로 경합이 예상돼 각 진영에서는 긴장과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꼼꼼하게 개표 상황을 지켜봤다. 

개표장 뒤편에 마련된 상황판에 실시간으로 개표 결과가 부착될 때마다 희비가 갈렸다. 이번 선거의 가장 큰 변수가 됐던 사전투표에서는 양 선거구 모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우세했다. 지역별 투표함 개표에서는 초반부터 격차를 벌였던 을 선거구와 달리 갑 선거구는 읍면동마다 엎치락 뒤치락하는 득표율을 보였다. 특히, 초반 개표 시 단계동, 우산동, 문막읍 등 인구 밀집 지역에서 미래통합당 박정하 후보의 표가 쏠리면서 결과를 예상하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지정면 투표함이 집계되자 판세는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후보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촉각을 세우며 실시간 득표율을 계산하던 미래통합당 당원은 "지정면 투표함이 열리자 격차가 너무 크게 벌어지기 시작했다"며 "득표차를 따라잡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