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일 오후6시부터 원주종합체육관에서 개표가 진행됐다.

4.15 총선의 개표 초반에는 갑·을 선거구 모두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후보 간 접전 양상을 보였다. 특히 갑 선거구는 미래통합당 박정하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당선자보다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

승부를 가른 건 사전투표였다. 사전투표가 진행된 투표함이 개봉되면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이러한 분위기가 줄곧 이어지면서 자정을 전후해 당선자가 결정됐다.

원주시 사전투표율은 27.46%였다. 4년 전 치러진 제20대 총선의 사전투표율 12.83%와 비교해 14.63%p 높았다. 진보 성향의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에 적극 참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제19대·20대 총선에 견줘 높은 투표율도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투표율은 제19대 50.4%, 제20대 56.2%에서 이번엔 63.1%로 향상됐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현 정권의 노력에 표를 던졌다고 볼 수 있다.

 

지정면, 이광재 56.7%·박정하 32.3%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당선자는 4만5천224표를 획득, 48.56%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미래통합당 박정하 후보와 비교해 약 7천 표를 더 받았다. 그러나 15일 본투표의 표 차이는 923표에 불과했다. 사전투표에서 6천 표 넘게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읍면동 투표구 14곳 중 박정하 후보는 8곳에서 이광재 당선자를 앞섰다. 보수 성향의 호저면, 부론면, 귀래면, 중앙동, 원인동, 학성동 등에서 박정하 후보가 앞섰다. 그러나 이들 투표구는 선거인 수가 적었고, 표 차이도 크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당락에 영향을 미친 건 무실동과 지정면이었다. 무실동에서 이광재 당선자는 박정하 후보에 2천378표 앞섰다. 기업도시 준공 이후 처음 치러진 선거여서 관심이 쏠린 지정면에서도 이광재 당선자는 박정하 후보에 2천226표 앞서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무실동과 지정면은 관내 25개 읍면동 중 평균연령이 낮은 젊은 도시인 데다 선거인 수가 많아 당락을 좌우했다고 볼 수 있다.

3만8천200표(41.13%)를 획득해 낙선한 박정하 후보는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거운동 직전 공천을 받아 짧은 기간 선거운동에 매진한 것 치고는 괜찮은 성적표라는 평가다. 언론사 사전 여론조사에서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선거 막판 보수 표심이 결집한 결과로 보인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권성중 후보는 8천631표(9.26%)를 획득했다.

 

송기헌, 압도적 차이로 당선

4년 전 치러진 제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당선자는 11개 투표구 중 2개 투표구에서만 미래통합당 이강후 후보를 앞섰다. 그럼에도 당선증을 쥘 수 있었던 건 선거인 수가 가장 많은 반곡관설동과 단구동에서 이강후 후보를 큰 표 차이로 압도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송기헌 당선자는 이강후 후보와 비교해 반곡관설동에서 1천800여 표, 단구동에서 1천여 표 앞섰다.

그러나 이번 개표 결과는 달랐다. 송기헌 당선자가 7곳에서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강후 후보는 소초면, 신림면, 개운동, 봉산동에서 근소한 차이로 송기헌 당선자를 앞섰다. 특히 송기한 당선자는 반곡관설동에서 4천206표, 단구동에서 2천545표 차이로 이강후 후보를 압도했다.

이로 인해 제20대 총선에서는 불과 350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됐으나 이번에는 1만 표 가까이 격차가 벌어졌다. 송기헌 당선자가 4만8천772표(55.88%)를 획득한 데 비해 이강후 후보는 3만9천89표(43.18%)에 그쳤다.

갑 선구와 마찬가지로 을 선거구도 사전투표가 당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15일 본투표에서는 양 후보 간 표 차이가 2천600여 표였으나 사전투표에서는 7천 표 넘게 격차가 벌어졌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