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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표 청코리아 대표

"딸 다니는 학원 화장실 청소가 첫 일" 서연남 시민기자l승인2020.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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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가 평생의 직업이 될 줄 몰랐다. 하지만 청소는 하면 할수록 재밌고 깨끗해진 공간을 보며 행복해하는 고객을 보는 것은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를 깨닫게 됐다는 홍정표(52) 청코리아 대표.

 홍 대표의 남편인 김기태(55) 전무이사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 직원이었다. 안정적이었고 경제적으로도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되는 승진 누락 등에서 버티지 못하고 사표를 썼다. 퇴직금으로 할 수 있는 것을 해 봤지만 녹록지 않았다.

 그래서 초기 자본 투자 없이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다 청소를 아이템으로 잡았다. 처음 시작은 체인점이었다. 서울 본사에 가서 1주일에 840여만 원을 주고 배웠다. 김 전무이사는 "먹고 살아야 해서 일을 가려서 할 처지가 아니었다. 생계가 급급했다. 돈이 없었으니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는데 청소만 한 게 없었다"며 20여 년 전을 떠올렸다.

 처음 청소한 곳은 딸이 다니는 피아노학원 화장실이었다. 찌든 때와 곰팡이가 곳곳에 많았지만 김 전무이사의 청소로 새 화장실처럼 변했다. 아이들이 제일 좋아했다. 당시만 해도 이렇게 묵은 때를 벗겨주는 데가 많지 않다 보니 방송에도 나왔다. 아빠가 화장실 청소하는 것이 부끄러울 수 있지만 딸은 같이 방송에 출연하며 자랑스러워했다. 봉고차 한 대에 청소 집기와 세제를 넣어 다녔다.

 처음에는 화장실 청소 의뢰만 들어왔다. 그래도 지치지 않았다. '내 것 내 집처럼 새것처럼' '마무리가 좋은 회사'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고객이 만족하는 데서 한 단계 나아가 감동할 때까지 했다.

 다른 데서 안 된다는 것을 청코리아가 맡으면 가능했다. 처음 청소를 할 때는 막막할 때도 있지만 깨끗하게 된 뒤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설레는 일이었다. 입소문 나면서 청코리아를 찾는 사람은 많아졌다. 사업도 계속 확대했다. 청소뿐 아니라 경비용역, 시설용역, 석재관리, 오염제거, 크리닝, 방역, 저수조 청소 등 청소와 관련된 모든 것을 맡고 있다. 특히 대리석 청소만큼은 최고라는 게 홍 대표의 설명이다.

 홍 대표와 김 전무이사가 청소를 하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두 가지다. 장비와 지속적인 공부다. 청소 장비를 갖추고 있으면 효율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없는 것도 가능하게 했다. 그리고 청소법과 세재도 계속 바뀌기 때문에 계속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뷰를 하던 날도 타지역에서 새로운 청소 장비를 운영하고 있다고 하기에 가서 배우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충주에서 청소업을 하는 사람이 배우러 찾아오기도 했다. 현재 판부면 사무실도 200㎡ 중 120㎡ 정도에 청소 장비가 가득하다. 홍 대표는 "새로운 장비를 갖추는 데 투자하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 그래야 직원들도 일하기 편하고 성과를 높일 수 있다"며 "배우는 것을 게을리하는 순간 기업은 멈추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이들의 노력에 감동하는 것은 고객이었다. 관공서가 청소업체를 주기적으로 바꾸는 것이 관행인데 한번 청코리아에 의뢰를 하면 바꾸지 않는다. 홍 대표는 "돈 받을 때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 스스로에 당당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청소업 특성상 야근과 주말 근무가 일상이다. 특별하게 쉬어본 기억은 없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순간순간 즐기며 사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하기에 불만은 없단다.

 2009년 개인사업자를 법인으로 바꾸며 청코리아는 새로운 도약을 한다.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고 사회적경제에 발을 디뎠다. '나'가 아닌 '우리'를 위한 삶을 살고 싶었던 평소 가치관도 한몫했다.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으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직원 복지다. 근로기준법을 철저히 준수해 일하기 좋은 회사가 되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했다. 법에서 제시한 모든 수당을 챙겨줬고 직원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으며 지역사회 공헌으로 소독 봉사는 더 많이 했다. 애네아의 집, 밥상공동체, 상애원, 갈거리사랑촌, 사랑의 집 등 청코리아는 늘 찾아갔다. 사랑의 집은 20여 년 째 매달 봉사하고 있는 오래된 곳이다. 이제 가족 같은 곳이기도 하다.

 홍 대표는 "고객에게서 받은 사랑을 우리도 누군가에게 베풀며 살 것"이라며 "청코리아를 만나는 모든 사람이 행복해 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서연남 시민기자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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