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봄 지역에서 열린 축제와 각종 행사가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대부분 취소되거나 잠정 연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제20회 장미축제가 열린 단계동 장미공원을 찾은 시민들.

코로나19 사태로 '봄 축제'가 전격 취소되면서 가뜩이나 위축된 지역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 원주시를 비롯한 축제 주관단체들에 따르면 매년 봄 앞 다퉈 열린 축제와 각종 행사가 올해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대부분 취소되거나 잠정 연기됐다. 아직 결정을 하지 못한 축제 및 행사들은 좀 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강행하더라도 평년 같은 운영은 어려울 것으로 보여 적지 않은 후유증이 우려된다.

매년 5월 5일 종합운동장 일원에서 열린 '원주어린이날큰잔치'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는 전격 취소된 가운데 원주한지문화제와 장미축제 등이 연이어 연기를 선택했다. 당초 내달 1일부터 5일간 개최 예정이었던 원주한지문화제는 9월로 연기되면서 축제 일정도 4일간으로 축소됐다. 장미축제는 잠정 연기를 결정했지만 아직 개최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4개월 정도가 소요되는 축제 준비 기간과 예산 문제 등을 들어 축제위원회 내부에서도 "올해는 취소하자"는 의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5월 말부터 6월까지 4만여㎡ 규모의 축제장에 주민들이 정성껏 가꾼 꽃양귀비가 풍성하면서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는 용수골 꽃양귀비 축제도 코로나19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특히 지난 겨울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올해는 개화시기가 평년보다 빠를 것으로 예상돼 걱정이 두 배로 늘어난 상황이다. 용수골꽃양귀비축제추진위원회는 좀 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예년 같은 행사 운영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축제가 취소되더라도 꽃양귀비를 보기위해 용수골을 찾는 관광객에게는 축제장을 개방할 계획이다.

원주예총이 주관하는 청소년예술제는 오는 20일 이사회의에서 논의를 하기로 했다. 2주간 연장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오는 19일로 마무리됨에 따라 정부의 추가 조치 여부에 따라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다. 김봉열 회장은 "정부가 또 다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할 경우 연기가 불가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원주YMCA가 주관하고 청소년들로 구성된 축제추진위원회가 기획하는 '제18회 원주청소년축제'는 이달 말까지 지켜본 뒤 개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5월 30일, 31일 개최 예정이지만 상황에 따라 가을로 미루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원주시청소년수련관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모일 수 없는 청소년 추진위원들이 현재 단톡방을 통해 의견을 교환하며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면서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현 상황이 빨리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체육행사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프로농구가 리그 종료를 선언한 데 이어 각종 체육대회도 개최 시기를 고민 중이다. 생활체육인들의 축제 '생활체육인 한마음대제전'은 무기한 연기됐다. 원주시체육회는 조심스럽게 가을 개최를 검토하고 있지만 실내체육관 대관이 어려워 대안을 모색 중이다. 장영숙 원주시체육회 사무국장은 "1년에 한 번 밖에 없는 동호인 대회이면서 지역경제 파급효과 등을 감안할 때 취소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원주문화원은 3월 1일 계획했던 충렬사 제례와 오는 15일 봉행하기로 예정된 충효사 제례를 문중과 협의해 연기했으며, 반곡관설동체육회는 매년 4월 개최한 '원주천 벛꽃축제'를 잠정 연기했지만 개최는 불투명하다. 

윤병진 원주문화원 사무국장은 "봄에 예정됐던 각종 축제와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지역경기가 더 위축되는 것 같다"면서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예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힘을 합쳐 감염병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