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표하자 십팔!' 프로젝트에 참가한 청소년들.

오는 15일 제21대 총선에서 선거권을 갖게 된 만18세 이상 청소년들이 또래 친구들을 위한 선거 독려 프로젝트를 진행해 눈길을 끈다. 선거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청소년 유권자를 위해 지역 총선 후보자와 인터뷰를 진행, 후보자별 정보와 청소년 관련 공약을 영상으로 제작하는 <투표하자, 십팔!> 프로젝트를 추진한 것. 생애 첫 선거를 앞둔 청소년들이 스스로 선거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를 통해 투표를 독려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활동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투표하자, 십팔!> 프로젝트는 올해 투표권을 갖게 된 청소년들이 우리 지역의 총선 후보자가 내세운 청소년 관련 정책을 직접 알아보고자 시작했다.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되면서 학교에서 선거교육을 받을 수 없게 된 청소년들은 선거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할 채널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행동하는 양심'과 영상제작동아리 'BUS' 등 지역 청소년동아리에서 활동하는 만 17, 18, 19세 청소년 11명이 뜻을 모았다.

이들은 후보자 인터뷰에 앞서 원주지역 청소년을 대상으로 우리 지역 국회의원에게 가장 바라는 점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답변 결과, 1위는 '학생을 고려한 버스 노선과 배차시간 검토 및 변경'이었으며, 이어 '아동,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처벌 강화 입법 활동', '금연·흡연구역 지정 및 간접흡연 문제 해결', '청소년 문화·예술·체육 시설 증강', '두발자유화 및  초중등교육법 개정 활동' 순으로 응답했다.

설문조사 답변을 바탕으로 인터뷰를 준비한 청소년들은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후보를 시작으로 7일까지 11명의 후보 중 8명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촬영장비를 가지고 선거캠프마다 찾아다니며 1시간가량의 인터뷰를 촬영하면서 청소년에 대한 후보들의 생각과 공약을 영상으로 담았다.

하지만, 직접 만나본 후보자 대부분은 청소년 관련 공약이 전혀 없거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은 성의 없는 답변들로 일관해 학생들을 실망하게 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서한울(19) 군은 "청소년을 유권자가 아닌 아이들로 여기면서 가르치려는 태도로 인터뷰에 응해 답답했다"며 "특히, '미래'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했는데 현재 청소년의 존재를 고려하지 않고 미래에 무언가를 이룰 사람으로만 바라봐 실망감이 컸다"고 말했다.

영상 촬영본은 편집을 거쳐 지난 10일부터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게재하고 있다. 후보마다 10분 이내의 영상으로 정리해 청소년유권자들이 후보들에 대한 정보와 공약을 보고 가장 적절한 후보를 선택하는데 참고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선거일 전까지 11개의 영상을 올릴 예정이다. 

한편, <투표하자, 십팔!> 프로젝트는 이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의 지원이 큰 힘이 됐다. 사비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한계를 느낀 학생들이 SNS를 통해 후원금을 모집했는데 접수 나흘 만에 135만 원 가량이 모였다. 학생과 청소년 활동가 등 이들을 지지하는  후원자 50여 명이 크고 작은 금액을 보내왔다.

교통비와 식비, 촬영 장비 등을 제외하고도 예상보다 훨씬 많이 모인 금액에 이들은 후속 프로젝트까지 기획하게 됐다. 총선 이후 당선자들의 공약 이행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과 인터뷰를 추진할 계획이다.

서 군은 "많은 분들이 후원에 참여해주셔서 든든하고 큰 힘이 되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스럽고 이번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며 "선거에 관심 있는 개인이 모여 시작한 일이지만 청소년 유권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 되는 정보를 전해줄 수 있다면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