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일 중,고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첫 온라인 수업이 시작됐다.

지난 9일 중·고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첫 온라인 수업이 시작됐다. 우려와 혼란 속에서  원격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시스템 오류로 인한 접속 불편과 수업 콘텐츠 및 운영 방식에 대해 다양한 불만을 쏟아냈다. 한편, 코로나19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로 온라인 개학을 추진했으나, 학원가에는 부족한 공부를 채우기 위해 학생들이 몰리면서 온라인 개학이 감염 예방의 대책안으로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올해 고3이 된 신윤석(대성고) 군은 지난 9일 집에서 원격 수업을 통해 1학기 첫 수업을 시작했다. 원격 수업은 교사와 학생이 화상으로 실시간 소통하는 쌍방향형, 교육 콘텐츠나 녹화한 강의를 시청하는 콘텐츠 활용형, 과제를 내주는 과제 수행형 등 3가지 유형으로 진행되는데 각 학교 및 학급별로 상황에 맞는 유형을 적용해 진행한다.

신 군 반의 경우, 교사가 올린 EBS 강의 링크에 접속해 수업을 듣고 과제를 수행해 제출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오전 한 때 시스템 일부의 병목 현상으로 접속이 지연됐지만, 당일 내 과제 제출을 끝내면 되기에 수월하게 참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실시간 과제를 제출해야하는 학생들의 경우, 가정마다 스마트기기 사양이나 인터넷 여건의 차이로 혼란을 빚기도 했다.

수업 콘텐츠에 대해서도 학생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입시 위주의 EBS 강의들은 정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유용하지만, 내신을 종합적으로 준비하는 수시 전형 학생들에게는 아쉽다는 반응이다.

신 군은 "종합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시험결과 외에도 수업 듣는 태도나 학교 생활의 전반적인 부분도 평가 항목에 포함되는데 온라인 수업에서는 그러한 것들이 전혀 반영되지 않아 준비하는데 막막함을 느낀다"며 "과제 제출 역시 정답을 공유하는 등 꼼수를 쓰는 학생들을 보면서 온라인 개학은 효율적인 교육 지원보다는 형식적인 통제 목적이 더 큰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렇듯 온라인 수업에 불안감을 느낀 학생들은 학원가로 몰리고 있다. 사교육을 통해 부족한 공부를 채우기 위해서다. 한때 원주 전체 학원의 50% 가량이 휴원에 동참했으나, 개학이 점차 늦어지고 학원을 찾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현재는 원주 대부분의 학원들이 운영을 재개했다.

학원에서는 도교육청 지원 및 자체 방역으로 코로나19 예방에 힘쓰고 있으나, 일부 학생들은 마스크를 미착용하고 방문하는 등 안전불감증의 모습을 보여 감염이 우려된다. 또한,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 중에도 스마트기기를 들고 카페에 모여 함께 수업을 듣거나 PC방을 이용하는 등 학교 밖은 여전히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상황이다.

고3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원격 수업이 길어지자 사교육을 찾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개학 후 사교육을 받은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들 간의 편차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차라리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할 수 있도록 통제 환경을 갖춘 학교에 자녀를 맡기는 것이 더욱 안심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일 중·고교 3학년을 시작으로 오는 16일에는 고1~2학년과 중1~2학년, 초4~6학년, 20일은 초1~3학년이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