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역대 최악의 ‘깜깜이 선거’로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선거운동이 봉쇄되며, 정책과 이슈가 실종됐기 때문이다. 후보자들은 출·퇴근 시간 거리 인사와 SNS, 기자회견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각종 행사가 무산 또는 연기된 상황에서 후보자들은 소수의 유권자라도 만날 수 있는 자리면 앞다퉈 달려가고 있다. 2·7일 장이 서는 민속풍물시장 오일장이 대표적이다. 예전 선거운동과 달리 후보자가 홀로 선거운동에 나서는 것도 코로나19가 빚은 모습이다.

정책과 이슈가 실종된 상황에서 정당 대결 구도로 전개될 경우에는 중앙당 상황에 맞물려 선거판이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정당 지지율 못지않게 정치인 이름값도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원주 갑·을 선거구는 혼전 양상이다.

갑 선거구는 3파전이 관전 포인트다. 19대 총선에서는 당시 새누리당으로 출마한 김기선 국회의원이 51.43%의 득표율로 무난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러나 4년 전 치러진 20대 총선에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 권성중 후보와 불과 134표 차이라는 박빙 승부를 연출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권성중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3파전 양상의 전개가 흥미롭다.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후보와 미래통합당 박정하 후보가 중량감 있는 정치인이란 점에서도 그렇다. 진보 진영의 표심이 이광재·권성중 후보로 분산되는 상황도 가정할 수 있다.

갑 선거구는 무실동, 단계동, 태장2동 유권자가 전체 유권자의 46.6%를 차지한다. 여기에 더해 학성동, 중앙동, 우산동, 일산동 등 침체한 원도심의 재생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농촌 표심도 얻어야 한다는 점에서 후보자들의 선거운동 전략 및 공약에 관심이 쏠린다. 기업도시 조성으로 인구가 급성장한 지정면의 표심도 궁금증을 낳는다.

을 선거구는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후보와 미래통합당 이강후 후보 간 세 번째 진검승부가 관전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19대 총선에서는 이강후 후보가 송기헌 후보에 1천582표 앞서며 당선됐다. 20대 총선에서는 송기헌 후보가 이강후 후보와 350표 차이로 당선증을 쥐었다.

송기헌 후보는 현역 국회의원에 여당 프리미엄을 갖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맡아 중앙방송에 자주 출연한 것도 이점이다. 이강후 후보는 지난 4년간 절치부심했다. 지역구 초등학교 앞에서 교통봉사를 하며 친근한 이미지도 쌓았다.

을 선거구는 전체 유권자의 절반에 가까운 48.8%의 유권자가 단구동과 반곡관설동에 거주하고 있다. 후보자들이 혁신도시와 관련된 공약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이와 함께 갑·을 후보자 모두 코로나19가 투표율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