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유투브 인스타그램

김운용 영농조합법인 대표

"다함께 잘사는 농촌이 꿈입니다" 최다니엘 기자l승인2020.03.16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농가 규합해 치악산토종다래영농조합법인 설립

"나 혼자 잘하고 다른 사람이 못 하면 망하는 길이라고 봅니다. 다 잘해야 전국 소비자도 원주 농산물을 인정합니다. 주변 농가와 재배법을 공유해 원주를 대표하는 지역 특산품을 개발해야 합니다." 치악산토종다래영농조합법인 김운용(51) 대표의 말이다. 

원주는 전국 다래 재배면적의 30%, 강원도 전체면적의 50%를 책임지고 있다. 하지만, 포도나 사과처럼 가공해 상품화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 재배면적이 지금보다 10배는 확대돼야 하고, 농가소득도 담보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그는 지난 10여 년간 익힌 다래재배 노하우를 동료 농업인에게 무료로 전수하고 있다. 원주가 전국 다래 생산량의 상당수를 차지할 수 있는 것도 김 대표의 철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젊었을 때는 다래가 본업이 될 줄 상상도 못 했다. 군 제대 후 부모님 권유로 카센터에서 일을 시작했다. 꼬마 정비사부터 유명 정비업체의 전문기술자까지 승승장구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조금 더 나이 들면 짤린다'라는 두려움에 직장을 오래 다니진 못 했다. 이후 군무원 생활도 해보았지만 가족을 책임지기엔 월급봉투가 가벼웠다. 

그러던 중 집안 땅이 산업단지로 편입되면서 여윳돈이 생겼다. 이 돈으로 사과 농원을 차릴 욕심에 귀래면에 4천㎡ 땅을 샀다. 원주시농업기술센터에 사과 재배 기술을 배우러 갔는데 그곳에서 지인이 다래를 키워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친구가 농업기술센터 옆에서 시범포를 운영해 다래 농사 정보를 획득할 수 있었다"며 "당시 농업기술과 방길남 주무관도 사과보단 다래를 추천해 그때 시작했다"고 말했다. 

농원에 묘목은 심었는데 막상 뭘 해야 할지 막막했다. 농사를 시작하기 전 산에서 흔히 보던 과일이라 평지에서도 쉽게 재배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일반 평지에 심으니 식생 환경이 맞지 않아 애를 태우기 일쑤였다.

게다가 병해까지 찾아와 첫 열매 상당수는 시커멓게 죽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김 대표는 "빚을 내 다래 농사에 뛰어들었는데 하늘이 노랬다"며 "자식들 학원비도 줄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말했다. 

벌이가 없으니 건설현장 일용직으로 생계를 꾸려나갔다. 이도 조적 기술이 있는 지인의 소개로 어렵게 구한 직장이었다. 하지만 일이 손에 맞지 않아 3층 건물에서 낙상할 뻔한 사고를 당했다.

'이렇게 죽으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생각에 어려워도 다래 농사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뒤로 어려운 일이 생기면 물러서지 않고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주력했다.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면 원주시농업기술센터에 매달렸다. 원주시농업기술센터는 시범포를 운영하면서 병해나 냉해 등에 대한 해결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고, 김 대표도 이를 통해 재배 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다. 

이렇게 배운 지식을 치악산토종다래영농조합법인 회원들과 공유하며 시행착오를 줄이도록 지도하고 있다. 그는 "밴드에 오늘 배운 결과물이나 다래재배 시 유의사항을 알려준다"며 "저보다는 원주시농업기술센터 김수재 연구사가 한 일이 더 크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농가 조직화와 다래 상품화에도 힘썼다. 그가 치악산토종다래영농종합법인을 설립하기 전에는 개별 농가들이 다래를 팔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때문에 농가 간 경쟁이 치열해 제값 받고 거래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지역 농가를 규합해 치악산토종다래영농조합법인을 창립했다. 발기인 24명으로 법인을 꾸렸는데 지금도 대부분 김 대표와 함께하고 있다. 그는 "법인을 만들어 생산자 파워를 높이는 한편, 잉여농산물을 수매해 소득증진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1㎏당 만오천 원가량 하는 다래는 대부분 생과 위주로 거래된다. 하지만 치악산토종다래영농조합법인은 다래쨈, 다래청, 다래찐빵 등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생과 판매는 부가가치를 올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상품을 다변화해야만 안정적인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이 밖에도 다래양갱, 다래순, 다래와인 등을 개발하며 시장성을 넓히는 데 힘쓰고 있다. 김 대표는 "소비자들이 더 많이 접할 수 있도록 상품개발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내 이현자 씨가 아니었다면 오늘날의 성공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묵묵히 응원해줬기 때문이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다니엘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강원도 원주시 서원대로 158 5층(단계동)  |   등록연월일 : 2012년 04월 09일  |  등록번호: 강원 아 00125  |  사업자등록번호: 224-81-11892
발행인 : 심형규  |  편집인 : 오원집  |  대표전화 : 033)744-7114  |  팩스 : 033)747-9914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원민
Copyright © 2021 원주투데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