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인지 모르게 마스크는 생활필수품이 되었다. 요즘엔 더더욱 필수 요소로 자리 잡은 것 같다. 중국 사람들이 거리에서 픽픽 쓰러지는 모습은 우리 모두에게 두려움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정화된 공기를 마시기 위해선 당연히 마스크가 필요하다. 타인과 대화할 때 나를 보호하는 목적도 있지만, 상대에게 피해를 주어선 안 되겠기에 마스크는 꼭 써야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타인은 생각지 않고 나만을 위해 마스크를 사재기하는 모습이나, 정부가 자국민의 생명을 우선하지 않고 마스크를 다량 국외로 내보내는 모습을 볼 때 그렇다. 이제부터라도 마스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

 사람의 생명과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인식한다면 '가능하면 마스크를 넉넉히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을 줄일 수도 있을 것이다. 마스크를 과하게 욕심내다가도 이웃의 생명을 해칠 수 있음을 상기한다면 이 또한 마음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사재기로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도, 국민의 생명을 등한시하는 정부도 '섣부른 행동이 이웃을 해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라고 판단한다면 결과 또한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는가? 새벽녘에 출근하여 밤늦게 퇴근하는 사람들, 홀로 생활하며 생활고에 따라서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사람들, 사정이 허락지 못하여 마스크를 구매하려고 하여도 시간적 허용이 불가한 분들, 우리 주변에는 이러한 분들이 생각 외로 많다.

 자연 생태계가 이미 도를 넘어섰다는 사실을 세계 모든 나라가 인정하면서도, 유엔이 제시하는 구체적인 대안에 대하여 각 나라가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지금은 그 뜻에 대하여 계몽운동을 펼치지 못하는 실정이 아닌가? 작금의 세계를 지구촌이라고 일컬으면서도, 많은 나라가 자국의 이익을 고려해 자연 생태계를 복원하는 일에는 차일피일 미루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 아닐까?

 1960~1970년대 학교에 가려고 버스를 탈 때 남을 밀치지 않으면 등교할 수 없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한마디로 무질서했다. 등교하려면 원하지 않아도 교통전쟁에 참여해야 했다. 필자가 자라날 때 직접 겪었던 이야기다. 지금은 서울이 국제도시가 되어서 '언제 교통지옥의 도시였느냐'라고 말할 정도로 발전했다.
대한민국은 인터넷에서 세계 제일의 강국이다. 우리는 이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기차를 타면 더는 개찰원을 찾아볼 수 없다. 승차권을 끊고 기차에 탑승하면 좌석이 준비되어 있다. 행정복지센터에 가면 가족명단이 컴퓨터에 입력되어 있다. 개인 병원에 가면 의료보험 명단이 입력되어 대한민국 어디를 가도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이기에 이러한 일이 가능하다. 우리는 지금 모든 것이 준비돼있는 시스템 안에 살고 있다.

 추위에 떨며, 원망 아닌 원망을 하며, 마스크를 구매하는 사람이나 판매하는 사람이 왜 쓸데없는 고생을 하여야 하는가? 그리고 수량은 왜 그다지도 부족한 것인가? 우리에게 구비되어있는 시스템을 이용하면 얼마든지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다. 마스크에 대한 가치를 바꾸어야 하지 않겠는가?

 의미 없는 시간과 헛된 고생을 더 허용하면 의도 있는 좌경화가 아닐까? 아니면 당연히 보호해야 할 자국민을 괴롭히는 무능함과 우매한 행정력임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마스크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야 할 때임이 분명히 온 것 같다.

구본환 무실감리교회 목사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