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유투브 인스타그램

이성주 피노키오숲 이사

최고의 산림복지 '틈새 공략 통했다' 서연남 시민기자l승인2020.03.09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낯섦이 때로는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남이 하기 싫어하는 일에 선뜻 나서 '바보 같다'는 비아냥도 들었지만, 이성주(44) 피노키오 숲 영농조합법인 이사는 옳은 길이라고 확신했다. 그렇게 10여 년, 지난해 일자리 창출 유공 정부포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고 전국 최고의 산림복지전문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산림복지전문기업은 숲 해설, 산림치유 등 산림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전국에 13개밖에 없다. 쉽게 오른 자리는 아니다. 시행착오도 많았고 힘든 시간도 적지 않았다. 어려움을 이겨내는 면역력이 생기기까지 그에게 산림은 삶의 현장이었고 새로운 것을 도전할 수 있는 시험장이었다.

 20여 년 전만 해도 그는 인적 드문 신림면 황둔리에서 산림관광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상상도 못 했다. 서울 여행사에서 잘나가는 직원이었고 인천에 살며 국내에서 세 번째로 손꼽히는 대형 택시회사와 주유소 등을 운영하는 부잣집 둘째 아들이었다. 부족한 것 없이 자랐다. 하지만 운명에는 언제나 변곡점이 있었다.

 신림면 황둔리가 고향인 부모님은 서울에서 사업을 하면서도 항상 신림을 찾았고 지금 피노키오 숲 자리에 별장을 지었다. 고향을 자주 찾다 보니 주변 사람들이 고향에 좋은 일 하라는 권유가 이어졌고 1999년 관광농원 사업을 시작했다.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시가보다 비싸게 땅을 매입했고 사업은 점점 확대했다. 급기야 이 이사의 아버지는 그에게 원주에 와서 사업을 도울 것을 부탁했고 2002년 6월 10일 한국과 미국이 축구를 하던 날 원주로 내려왔다. 잊을 수 없는 날이다. 26세 젊은 청년이었다. 이 이사가 온 뒤 사업은 확대됐다.

 2005년 황둔자연휴양림 5개 동을 지어 문을 열었다. 자연휴양림은 국립휴양림이 있어 반대했었지만 아버지의 뜻을 꺾을 수 없었다. 연간 5억 원씩 투자했지만 매출은 2억 원에 불과했다. 운수업에서 번 돈은 고스란히 황둔 사업장에 투자됐다.

 기회는 이 이사의 기질에서 발휘됐다. 서울을 가기 위해 영동고속도를 달리는데 대형 버스 행렬을 봤다. 알고 보니 수학여행, 청소년 캠프 버스였다. 알고 보니 자연휴양림이 청소년이용 권장 시설이었다. 이 이사는 여행사에 다녔던 경력을 살려 서울과 경기도 쪽 네트워크를 통해 학교 영업을 시작했다.

 2005년 한 해만 2만5천 명이 황둔을 찾았고 매출도 15억 원 정도로 껑충 뛰었다.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했다. 2010년 택시회사와 주유소를 매각하고 지상 4층 규모에 1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유스호스텔을 지었다. 성공 가도를 달리던 2014년 세월호 사건이 벌어졌고 사업은 잠시 호흡을 가다듬어야 했다.

 2016년 기회가 왔다. 산림청에서 산림복지사업이 시작되는데 기반시설을 갖춘 제공자와 교육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전문업 두 종류가 있으니 등록하라는 권유가 왔다. 대부분의 휴양림업을 하던 사람들이 제공자로 등록했지만 이 이사의 선택은 달랐다. 사람과 교육 투자가 지속가능한 사업이 되리라 판단했고 산림복지전문업으로 새롭게 시작했다. 평소 사람이 재산이라는 철학대로 결정한 것이다.

 경제적인 부분을 생각했다면 제공형을 해야 했다. 직원들조차 의아했다. 하지만 산림복지전문업으로 등록하면서 유아숲지도사, 산림치유지도사, 숲해설사 등 2018년 45명, 2019년 61명을 고용했고 체계적인 인력 관리와 프로그램 개발로 입소문이 나면서 원주뿐 아니라 영월, 홍천, 횡성 등지에서도 요청이 들어왔다. 지금은 영서권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취약계층과 장애인을 위한 교육에 주력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은 많지만 사회적 약자를 위한 교육은 부족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이 이사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시설에서 제안하는 대로 참여 형태로 이뤄지는 것을 89만1천㎡ 피노키오 숲에서 가능한 프로그램 리스트 20개를 제안했다. 장애유형별로 가능한 프로그램을 참여자가 직접 고르는 것이다.

 복지 바우처가 가능하다 보니 수도권에서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최근에는 요양원으로 직접 찾아간다. 제철 나물, 풀, 식물 등을 가지고 가서 노인들이 직접 만져보고 간단한 것을 만들어보는 인지 프로그램이 인기다.

 산림관광 전문인으로서 사는 것이 때로는 버겁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지만 재미있다는 이 이사. 전국에서 찾는 사람도 많고 강의도 쇄도하면서 좀 더 전문적인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지난해 경희대학교 대학원에 입학해 관광 공부를 하고 있다. 이 이사는 "산림관광은 삶이다. 자연과 사람이 서로 공생해야 하는 것처럼 무엇인가를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나가 아닌 우리가 우선인 사회가 될 수 있게 작은 노력을 보태고 싶다"고 했다.


서연남 시민기자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연남 시민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강원도 원주시 서원대로 158 5층(단계동)  |   등록연월일 : 2012년 04월 09일  |  등록번호: 강원 아 00125  |  사업자등록번호: 224-81-11892
발행인 : 심형규  |  편집인 : 오원집  |  대표전화 : 033)744-7114  |  팩스 : 033)747-9914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원민
Copyright © 2021 원주투데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