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로 세계 주요 의료기기 전시회가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의료기기 전시회는 원주 수출 증진에 효자 노릇을 해왔으나 올해는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가늠하기 어렵다. 사진은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 전시회 모습. 올해는 코로나19로 취소됐다.

중국 소비 침체로 수출물량 감소
해외 전시회 코로나로 취소·연기

코로나19로 원주 의료기기산업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으로부터 핵심부품을 조달받지 못해 생산에 차질이 생긴 것. 당장 발주기한을 맞춰야 하는데 부품 수급이 어려워 발만 구르고 있다. 

원주 의료기기는 대표적인 조립 산업이다. 중국으로부터 케이블, 모터, 전자회로 등을 들여와 완성품을 만든 뒤 이를 판매한다. 그런데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자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겼다. (재)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관계자는 "지금은 조금 나아졌는데 아직도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업체가 많다"며 "원재료 자체가 안 들어오니 기업들이 손 쓸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원주 상황은 아니지만, 체온계를 생산하는 국내 한 의료기기 업체는 LCD 액정 수급 문제로 공장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원주도 피부 미용, 바이러스 진단기, 소독기 등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이 재개되어도 통관에서 지연돼 생산 차질을 겪는 업체가 많다고 테크노밸리 관계자는 전했다.

수출도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원주는 1억209만 달러의 의료기기를 수출했다. 중국은 624만2천 달러를 기록해 미국, 일본, 인도, 러시아에 이어 다섯 번째로 수출 규모가 컸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중국 내 소비가 침체하면서 의료기기 수출도 줄고 있다.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주요 수출국에서도 소비침체가 가시화되고 있어 수출 전선에 비상이 켜졌다. 

판로개척도 어려운 상황이다. 원주 의료기기산업은 매년 주요 의료기기 박람회에 참가한다. 1월 두바이 국제의료기기전시회, 3월 서울 국제의료기기 병원설비전시회, 5월 중국 상하이 국제의료기기전시회, 11월 홍콩미용박람회 등에 제품을 출품해 해외판로 개척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두바이 국제의료기기전시회 이후 커다란 국제행사들이 전면 취소되고 있다. 일례로 이달 열릴 예정이던 서울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는 취소됐고, 상하이 국제의료기기전시회도 6월로 연기되거나 취소될 것으로 보인다. 원주 의료기기산업은 내수보단 수출 비중이 커 이 같은 악재는 치명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재)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는 지난달부터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실태를 조사 중이다. 현재 200여 개 업체 중 100곳 넘게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는 임대료 지원사업 등을 통해 업계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중국 부품 수급 차질과 관련해서는 (사)강원의료기기산업협회와 협력해 정부에 문제 해결을 건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