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문화강좌 올스톱…운영 일정도 미정

'코로나19'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지역 문화예술계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예정됐던 공연과 전시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치악예술관, 백운아트홀 등 이 맘 때면 각종 공연과 전시가 이어지던 공간들이 운영을 중단하면서 그야말로 '문화가 없는 3월'이 될 전망이다. 특히 기획사 관계자들은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메르스 때보다 더 힘들다"고 토로한다. 

최근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만나면 "올해는 포기했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주를 이룬다. 공연장과 전시장이 아예 문을 닫은 까닭이다. (재)원주문화재단은 지난달 24일부터 치악예술관과 댄싱공연장, 생활문화센터, 아르코 공연예술연습공간, 창작스튜디오, 청년마을 등 재단이 운영하는 모든 시설의 운영을 중단했다. 실내 공간은 아니지만 댄싱공연장 주차장 상설공연장과 문화의거리 상설공연장도 포함됐다. 

기한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임시휴관은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원주문화재단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단계가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격상됨에 따라 긴급하게 휴관을 결정했다"며 "현재로선 예측이 불가능해 일단 기한을 정해두지 않았지만 상황이 호전되고 운영을 재개하게 되면 별도 공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주문화원과 원주역사박물관도 각각 지난달 25일과 26일부터 휴관에 들어갔다. 원주문화원은 공연장 대관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지난 2일 개강 예정이었던 '2020년도 문화학교' 14개 강좌 운영을 무기한 연기했다. 원주역사박물관도 박물관 운영을 중단한 데 이어 주말 문화체험과 이달부터 운영 예정이었던 '2020년 전통문화교실' 7개 강좌 운영을 무기한 연기한 상태이다.   

상황은 원주시 평생교육원 학습관이나 원주영상미디어센터, 각 읍면동 주민자치교실도 비슷하다. 매년 어린이부터 청소년,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문학강좌를 개설, 운영하고 있는 박경리문학공원은 일부 강좌를 제외하고 운영 일정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박경리문학공원 관계자는 "지역 내 확진환자가 늘어나면서 일단 3월과 4월 강좌 운영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고민하고 있다"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운영 일정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각종 문화강좌가 전면 중단되면서 프로그램을 맡았던 강사들은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사실상 수입이 끊겼기 때문이다. 문화예술 강사로 활동 중인 A 씨는 "문화예술 강좌는 대부분 봄부터 가을까지 운영되기 때문에 대부분 강사들이 8개월 일해 12개월을 버티는 구조"라면서 "겨울철 보릿고개를 잘 넘겼는가 싶었는데 코로나19로 강좌가 중단되면서 강사료 수입으로 생활하던 강사들은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공연이나 강좌 취소·연기에 따른 피해 대책과 시장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모 기획사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준비한 공연을 취소하면서 이미 지출한 마케팅 비용 등 손해가 이만저만 아니다"며 "정부나 지자체의 피해에 따른 보상이나 지원책이 주어진다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