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속에서 피노키오가 거짓말을 하면 코가 점점 커진다. 거짓말을 하면 정말 코가 커질까? 실제로도 거짓말을 하면 '카테콜아민'이라는 물질이 분비되어 코 속 조직을 팽창시킨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밝혀져 흥미를 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르윈스키와의 스캔들 당시 전문가들의 분석에 의하면, 클린턴이 진실을 말할 때는 코를 만지지 않았지만, 거짓말을 할 때는 4분마다 한 번씩 코를 만져 모두 26회에 걸쳐 코를 만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전문가들이 특수카메라로 코 속 내부를 촬영한 결과 거짓말을 하는 순간 혈액이 팽창되면서 혈압이 상승하고 부풀어 오르면서 코를 간지럽게 만드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코를 만진다는 것이다. 이를 '피노키오 효과'(Pinocchio effect) 라고 부른다.

 뇌 과학자인 폴 매클린은 인간의 뇌는 파충류 뇌, 포유류 뇌, 인간의 뇌 3가지로 구성돼 있다고 발표했고 언어보다는 비언어 행동이 더 정직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그중 인간의 뇌를 '신피질'이라고 했는데, 계산, 분석하고 말하기 영역 등을 지배한다. 그래서 얼마든지 거짓말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거짓말의 뇌라고도 한다. 예를 들면, 음식 맛이 형편없어도 맛있다고 칭찬하기도 하고, 클린턴이 확신에 찬 거짓말을 하게 하여 피노키오로 만들기도 한다.

 점쟁이를 찾아가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에 대해 잘 아는 그들의 말에 깜짝 놀란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점쟁이들에 대한 조사에 의하면 그들은 콜드 리딩(Cold reading)기술을 이용해 처음 만나는 사람에 대해 약 80% 가량을 알아낼 수 있다고 한다.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은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입을 30% 사용하고 나머지 70%는 몸을 사용한다고 한다. 외국인을 만났을 때 몸짓만 해도 말이 통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생각보다 신체언어는 말보다 정직하고 훨씬 강하다.

 특히 주목할 신체 언어는 얼굴 표정이다. 얼굴을 보면 감정, 욕구, 성격, 인격 등 내면의 상태와 삶의 수준을 엿 볼 수 있는데 내면의 에너지가 표현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표정과 인상만 좋다고 해서 내면까지 좋다고 판단하면 안 된다. 체상(행동이나 태도)이 중요하고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심상이다.

 심상은 생각이나 심성, 가치관 마인드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얼굴학자 폴 에크먼은 문명접촉이 거의 없는 포레 족과 원시 부족들을 대상으로 실험자들의 얼굴에 100개의 침을 꽂아 다양한 영상을 보여준 후 전기침의 움직임을 관찰했는데, 대부분 비슷한 희로애락의 감정을 느꼈고 놀라움과 두려움은 잘 구분이 안 되게 동시에 나온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표정은 교육을 통해 바꿀 수 있다고 했던 학자들의 말과는 전혀 다른 실험결과였다. 결국 사람의 생각과 감정이 짧은 순간 표정으로 나타나고 그 표정이 자주 쓰는 근육일 경우 결국 자기의 얼굴인상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생각과 다르게 행동해서 오해를 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속마음을 감추고 싶은데 상대에게 들키거나 정직함에도 불구하고 단지 나쁜 습관 때문에 오해를 사는 것은 정말 답답한 일이다. 생각이 행동을 만든다. 긍정적인 생각과 심상은 호감 있는 신체언어를 만들고 자신을 더욱 매력적인 존재로 만들어 줄 수 있다. 이제 거짓말을 하면 코가 커진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부터 매력적이고 긍정적인 피노키오 효과를 고민해보자.

안정민 원주시의원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