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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원주 사는 '문도녀'입니다

원주는 이미 시민 스스로의 실천으로 성장을 해 온 도시… 시민력에 의해 이야기의 진화 속도가 달라질 것 김선애 원주시 창의문화도시지원센터 사무국장l승인2020.01.13l수정2020.01.1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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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던 어느 날, 따뚜공연장 앞에 섰습니다. 서른살에 함께 꿈을 꾸고, 함께 꿈을 접었던 친구가 들려주는 원주문화의 미래는 마흔살 경력단절주부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그렇게 원주를 만나 문도녀 5년차가 되었습니다. 문도녀는 문화도시여자의 준말입니다. 오늘은 저의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원주에 와서 제가 가장 많이 했던 일은 이야기를 듣는 것이었습니다. 이게 사실 말이 많았습니다. 거의 2년간 말잔치만 했지 가시적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눈에 보이는 그림책여행센터 이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많은 시민들로 북적북적거려야 하는데 인력양성이라는 이름으로 교육만 조용히 할 뿐이었습니다.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 되려면 예비도시로 먼저 선정이 되어야 하는데 사실 이때 예비도시로 선정이 될 때도 솔직해서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시민들이 문화를 말하기 시작했어요" 이것이 선정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담아 온 시민들의 이야기가 힘이 세지기 시작했습니다.

 다채로운 문화적 욕구에 대한 이야기들이 쌓여가니 민심이 되고, 원주의 정체성을 도출하는 과정과 결합되니 시민들이 문화적으로 잘 살기 위해서는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 과제가 도출되기 시작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문화도시 81 실천과제'라는 형태로 시민들의 이야기가 응집 되었지요.
 

 듣기만 한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처음에는 듣기만 하는 것도 무척 힘들었습니다. 쌍봉통닭이 뭔지, 단계동은 어디 붙어 있는 건지, 왜 그렇게 대학생들은 교통문제에 어려움을 토로하는지, 김금원은 도대체 누구인지…지난 4년간의 이야기들을 통해 저는 원주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문화기획자에게는 새로운 시장이고, 자라나는 내 아이들에게는 생명사상이 물들 것이고, 여행자들에게는 새로운 스팟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았고, 마케터로 일해 온 경험치로 보면 원주는 도시브랜딩만 잘해도 멋진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넘어야 할 산은 많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이 과정을 함께 해 온 사람들이 원주에 살아서 저는 이 사람들과 함께 살고 싶습니다. 다른 도시에 가서 문화도시 우수사례로 발표를 할 때가 있습니다.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지는데 보통 시민들과 이야기를 어떻게 시작하는지 궁금해 합니다.

 그럴 때는 보통 4가지를 이야기합니다. 첫째, 단체 자격 말고 개인으로 참여할 것, 둘째, 다양한 시민 참여를 위해 시간, 장소, 주제, 깊이, 초빙 전문가 등을 다양하게 구성할 것. 셋째, 도시를 생경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외부관찰자를 둘 것, 넷째, 꼭! 기록할 것!
 

 개인으로 참여하기를 권하는 이유는 기득권 시선으로는 도시혁신을 이루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이야기 프로그램을 마련하라는 것은 주최측 말고 시민 관점으로 초청장을 보내라는 의미입니다. 외부조력자가 필요한 이유는 깊이 아는 것과 넓게 아는 것의 조화가 중요하다는 이유입니다.

 마지막으로 기록하라는 것은 기록을 해야지만 집단지성으로 남기 때문입니다. 원주 문화도시 역시 이 기록으로 인해 실천과제를 도출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원주는 이미 시민 스스로의 실천으로 성장을 해 온 도시입니다. 생명사상이 태동하고, 민주화 운동에 이어 이것이 문화적으로 발현이 되어 온 도시입니다. 시민력에 의해 이야기의 진화 속도가 달라질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문화도시, 앞으로의 5년, 문도녀로서 저는 3가지 바램이 있습니다.
 

 첫번째로는 학생으로, 결혼으로, 직장의 이전으로 원주와 인연을 맺은 모두가 원주에서의 삶이 참 좋다고 이야기하기를 바래 봅니다. 오랫동안 원주에서 살아왔던 분들이 지역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원주부심을 더 크게 가져보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원주의 지역문화가 풍성하게 드러나고, 원주 문화도시의 일원임을 자랑스러워하기를 바래 봅니다.
 

 따뚜공연장 앞에서 친구가 그랬습니다. "너 숲속 그림책마을 기억나?" 2005년에 친구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접었던 일은 '숲속 그림책 마을'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눈이 동그래지는 저에게 친구가 다시 말을 걸었습니다. "그걸 원주에서 할 수 있어". 제 두번째 바램은 원주가 그림책도시로 성장을 하는 데 기여를 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저는 36만 5천명의 시민 중 한 사람입니다. 제가 꿈이 있고, 원주에서 이루고 싶듯이 원주시민 한 명 한 명이 자신만의 문화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세 번째 바램입니다.


김선애 원주시 창의문화도시지원센터 사무국장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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