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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작은 경로당 서예 꽃 피웠다

우산동 한라비발디 1차, 서예작품 전시회 개최 김민호 기자l승인2020.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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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산동 한라비발디 1차아파트 경로당 회원들은 지난 연말부터 아파트 관리사무소 앞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서예작품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여류서예가 이충원 씨 재능기부 서예교실 운영
TV시청과 화투대신 붓 잡으며 숨겨진 재능 발굴


아파트 단지 내에 마련된 특별한 전시회가 주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우산동 한라비발디 1차아파트 경로당(회장: 고찬국) 회원들은 지난 연말부터 아파트 관리사무소 앞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서예작품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틈틈이 써 온 50여 점의 작품들이다.

전시회는 기획부터 작품 설치까지 경로당 회원들의 손으로 이뤄졌다. 지난달 30일 개막식에는 유종우 대한노인회 원주시지회장과 박재건 우산동분회장, 이연희 우산동장, 황기섭 시의원 등 수 많은 지역인사들과 가족, 지역 주민들이 참석해 회원들의 열정을 격려했다.    

경로당 회원들이 손에 붓을 잡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3월부터다. 같은 경로당 회원이면서 서예가인 이충복(84·강원도여류서예가협회 수석부회장) 씨의 재능기부로 매주 월·수·금요일마다 서예교실을 운영했다. 이 씨는 회원들 지도뿐 아니라 붓과 먹, 벼루, 화선지까지 수업에 필요한 모든 재료까지 제공했다. 

별도 강의실 없이 경로당 내에 큰 상 2개를 이어 붙여 진행하는 수업이지만 회원들의 의지는 남달랐다. 최고령인 안영자(90) 씨를 비롯한 대다수 회원들이 수업이 없는 날도 경로당에 나와 붓을 잡는 열정을 보였으며, 경로당 사무장을 맡고 있는 채복순(74) 씨는 병원에 입원한 딸의 병간호를 하면서 늦은 시간이라도 반드시 경로당에 들러 붓글씨로 마음을 달랬다.

채 씨는 "배움에 대한 갈증은 있지만 고령의 어르신들이 멀리 떨어진 시민문화센터 등을 찾기는 어려움이 있다"며 "집 앞 가까운 곳에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른다"고 했다.                 

회원들을 지도한 이 씨는 "처음에는 붓 잡는 법도 모르는 분들이 많았지만 열정과 활기로 가득한 모습으로 서로를 격려하면서 하루하루 다르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앞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역주민들과 교류하며 더 활기찬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찬국(90) 회장은 "TV시청, 화투놀이 등으로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어르신들이 숨겨진 재능을 발굴하고 전시회를 통해 마을예술가로서 새롭게 태어나는 기회가 되었다"며, "주위 경로당에도 신선한 자극과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아파트 경로당 회원들의 남다름은 이 뿐만이 아니다. 교사출신인 황창성(83) 전 회장은 틈 날 때마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자를 지도하고 있으며, 황 전 회장의 부인 이병의(80) 씨는 대학에 진학, 오는 2월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졸업을 앞두고 있다. 채복순 사무장은 지난해 원주영상미디어센터 자서전 수업에 참여, 자신의 지난 인생을 책으로 내기도 했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오는 30일까지 계속된다. 경로당 회원들은 오는 설 명절에는 가훈을 전시하고 고향을 방문한 친지와 자녀들을 대상으로 가훈 써주기 행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김민호 기자  hana0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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