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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문화 누가누가 만드나?

범시민 문화위원회 같은 논의구조를 만들어 민과 관이 대등한 관계로 지역문화를 함께 기획하고 집행하는 상식적인 사회가 구현돼야 한다 나무선 복합문화공간 터득골북샵 대표l승인2020.01.06l수정2020.01.0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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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에 있는 극단과 서점, 공연을 하는 문화공간 일곱 군데가 모여 원주독립문화공간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시에서 운영하는 공연장과 전시장, 도서관 등이 있지만 운영자의 개성이 듬뿍 느껴지는 작은 공간들의 자생적인 생태계가 오히려 문화도시의 진수가 아닐까 하는 마음에서다. 그런데 작은 공간들의 살림살이를 들여다보면 신음하는 수준이랄까. 문화공간을 꾸려가는 게 기적이다 싶은 정도다.
 

 지역에서 서점과 공연과 연극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 공간들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면 우리가 목표로 하는 문화도시란 환영 같은 것이 아닐까? 지원금이 사라지면 아무 것도 남는 것이 없는 신기루 같은. 문화재단의 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문화 행사들만이 가능한 환경이라면 문화 정책의 일대 전환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의문에서 '원주 문화 협치의 현황과 과제'라는 문화 거버넌스 집담회를 열게 되었다.
 

 원주의 문화도시 사업계획에도 문화 거버넌스는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범시민 원탁회의를 통한 의견수렴도 그런 뜻을 존중해 시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뿐 아니라 문화도시의 밑그림 속에는 생명사상과 원주 얼, 생활예술, 소통과 협동, 나눔의 영역까지 어우러져 있다. 분명 거버넌스, 문화 협치는 원주 문화도시의 뚜렷한 중심축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거버넌스를 정작 체감하지 못하는 지역 문화인들의 시선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함께 토론자로 자리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김기봉 위원은 공무원들이 이해하는 거버넌스와 민간에서 이해하는 것이 다르다 말한다. 공무원들은 결정을 다 해놓고 그 부분에 자문, 공청회를 하거나 전문가의 아이디어를 구하는 것을 거버넌스로 여긴다는 것이다. 반면 문화단체나 시민단체는 기획과 의사 결정, 집행, 평가의 모든 단위에 민이 참여하는 것을 거버넌스라고 한다. 거버넌스, 협치를 얘기하면서 이렇게 다른 시각차가 있으니 항상 사업이나 정책을 놓고 갈등과 반목이 끊이지 않는 게 아닐까. 그래서 헌법에도 명시된 주민자치의 규정에 따라 관의 배려가 아닌 민이 주도하는 협치여야 제대로 된 협치라고 말한다. 
 

 아하! 많은 관 주도의 문화 사업들이 왜 지역 문화인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는가가 명확해졌다. 시가 정해놓은 사업을 소위 전문가들이나 문화기획자들이  자문과 감사를 하고 집행과 평가도 시나 문화재단에서 직접 하는 것이니 애초에 기획 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많은 문화인들이나 문화 공간들은 강 건너 불 보듯 지역의 문화 행사들을 남의 잔치 보듯 팔짱 끼고 관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원주에서 복합문화공간 '터득골북샵'을 운영하며 거주지를 둔지 24년이나 되었지만 원주의 문화가 어떻게 기획되는지, 어떤 문화 지형도가 있는지, 어떤 것이 원주 문화의  정체성인지 헤아리기는 쉽지 않다. 각자의 단체와 공간과 개인들이 열정으로 이루어낸 성과와 공간과 역사가 있지만 통합적으로 조망하는 시도가 있지도 않았고 다음 세대를 위한 소통의 시도도 잘 보이지 않는다.

 자 이제 어떻게 해야 원주 문화의 거버넌스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서울 성북구 정기황 건축사가 들려준 성북원탁회의처럼 구청장과 문화재단의 전폭적 지원으로 민과 머리를 맞대고 프랑스 리옹과 더불어 세계지방정부연합에서 수여하는 상을 받을 정도로 민관 소통이 잘 되는 곳도 아니라면.
 

 이구동성 얘기를 하면 할수록 지역문화인들의 의견이 잘 반영되는 논의의 틀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잠깐 객처럼 참여해 의견을 내고 빠지는 것이 아닌 관 주도 문화정책을 포함한 범시민 문화위원회 같은 논의구조가 만들어져 민과 관이 대등한 관계로 지역문화를 함께 기획하고 집행하는 상식적인 사회의 구현 말이다.


나무선 복합문화공간 터득골북샵 대표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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