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기업지원기관 및 특화센터 (자료 출처: 강원연구원)

원주가 강원도 제조업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기업지원기관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활동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원주경제 규모에 맞게 기업지원기관이 집중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도내에는 17개 기업지원기관과 특화센터가 있다. 시군별로는 춘천 11개소, 원주 3개소, 강릉과 영월, 인제 각 1개소 순이다. 춘천은 강원테크노파크를 비롯해 중소기업진흥공단, 한국무역협회 등의 정부 출자출연 기관이 대거 포진해있다.

원주엔 강원도경제진흥원, 한국산업단지공단 강원지역본부, (재)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3곳뿐이다.  그런데 경제 규모나 산업 특성으로 보면 춘천보다 원주에 더 많은 기업지원기관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해 기준 강원도 내 전체 사업체수는 14만3천475개였다. 원주가 3만61개로 가장 많고 춘천 2만2천997개, 강릉 2만875개 순이었다. 춘천과는 7천 개 이상 격차가 났고 강릉과는 약 1만 개 차이를 보였다.

지역경제 뼈대에 속하는 건설·제조업 비중도 원주가 가장 높은 상태이다. 2016년 기준 강원도 지역내총생산은 41조7천382억 원. 이중 공공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행정분야가 9조(21.7%)로 가장 많았고 건설업 3조8천억 원(9.1%), 제조업 3조7천억 원(8.9%) 순이었다. 

원주는 도내 전체 건설업 GRDP의 18.7%를 차지해 춘천 13.3%보다 5.4%p 높았다. 제조업 비중도 도내 전체GRDP의 32.7%를 차지, 춘천 9.9% 3배를 웃돌았다.

원주 지역경제기관 관계자는 "강원도 경제를 원주가 이끌고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상당수 기업지원기관이 춘천에 몰려있어 기업인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춘천에 지원기관이 많은 이유는 도청 소재지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와 협력사업을 벌여야 하는 것이 많기 때문인 것. 일각에서는 춘천에 거주지를 둔 도청 고위공직자들이 춘천 키우기에 나선 결과라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A 기업체 관계자는 "2000년대 초 강원테크노파크가 설립될 때만하더라도 기업체 상당수는 원주에 들어서길 기대했다"며 "원주가 기업체도 가장 많고, 도내 경제를 견인하고 있음에도 춘천에 들어선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강원테크노파크는 산학연관과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해 산업발전 전략과 정책을 수립하는 기관이다. 지역에 구축된 인프라를 바탕을 R&D 육성 등의 기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춘천에 본부가 있다보니 원주 기업지원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강원테크노파크는 지난해 정부로부터 400억 원 규모의 규제자유특구사업을 수주했다.

하지만 원주 기업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 지원 사업은 (재)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에 의존하고 있다. 원주 기업체와 수십 년간 협력관계를 맺어온 (재)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의 도움 없이는 사업 진행이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