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는 12년, 길게는 그 이상의 시간을 공부한 수험생! 고3들은 수능이 끝난 이 시기에 어떻게 지낼까?  최근 들어 고3 학생들의 일상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
학생들은 학기말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며 무의미하게 보내는 경우가 많다. 학교마다 특강,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나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만족을 이끌어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현장체험학습 계획서를 제출하면 교외 체험활동이 가능하지만 2018년 강릉 펜션 사고 이후 학교나 부모들이 안전상 문제로 예전보다 권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수능이후 고3 학생들의 교육 공백의 문제가 불거지게 되는 것이다. 이는 수능이 끝나면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대학입시 위주의 교육제도 때문이다. 고3 학생들을 보면 9월 수시 전형 지원, 11월 수능 이후 정시지원, 재수와 취업 결정으로 선택되고 있다. 고3 학생이지만 서로 다른 상황과 일정이 존재하는 것이다. 학교나 지자체에서 고3 학생을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들이 당사자들에게는 수능이전의 획일적인 교육과 다르지 않게 느껴질 것이다.
 

 학교수업이나 외부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들도 있고 참여하지만 지루해하며 시간만 보내는 학생들, 참여를 의미 없어 하는 학생들, 이런 분위기는 학생들 서로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아서 어려움과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계, 지역사회, 청소년 활동시설 등의 다양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고민을 바탕으로 몇 가지 제안하면, 첫째,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능 이후 계획에 대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 일부가 아닌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하고 싶은 것, 해야 하는 것을 바탕으로 학기 말 수업을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
 

 둘째, 교육 정책의 개선이 필요하다. 학생들의 출결사항이 대학전형에는 8월 말까지가 적용되니 재수를 결정하는 학생 이외에는 출석마저도 임의적 판단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 주장처럼 수능시기를 12월로 하는 것과 모든 것이 대학 입시에 맞춰진 교육과정과 내용도 개선이 필요하다.
 

 셋째, 현장체험활동에 대한 다양한 예시와 사회 안전망이 구축되어야 한다. 활동의 다양성을 위해 만들어진 영역인데 체험활동 중 일어나는 문제나 사고를 교사나 학교의 책임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획일화 된 체험 활동이 아닌 개별 활동에 대한 관심과 지도는 교사나 학교 외에도 학부모, 지역사회의 청소년 관련기관에서도 다양한 교외 체험활동의 개발과 지도를 해야 한다.
 

 또한 교사와 청소년 지도사가 지속적인 협업으로 학기말에 교육공백 없이 학생 각자의 상황에 맞춰서 특강이나 체험들이 획일적이지 않도록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대학진학, 취업, 재수 등 개인별 일정과 계획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볼 때 수능 이후의 고3학생들의 모습은 어떻게 변화되어야 할까? 스스로 질문을 해보았을 때 나의 개인적인 생각은 고등학교 3학년 2학기를 자유학기제로 운영하는 것이다.
 

 9월부터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대학생활과 관심 있는 학과를 탐색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은 직업위탁교육을 통한 직업탐색의 기회가 있어야 할 것이다. 물론 예산이나 교과구성의 어려움은 있겠으나 고3 학생들에게는 선택의 시간이 필요하다.
 

 교육기관, 지역사회, 청소년기관 등 다양한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고3 학생들의 남은 학교생활이 의미 있고 보람되게 마무리 되었으면 한다.

김익주 원주청소년문화의집 관장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