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성인이 된 후,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가장 먼저 한 일은 동남아로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이었다. 지구본을 돌리며 꿈꿨던 나라들을 여행하는 기분은 너무나 짜릿했다. 대표관광지, 유명한 먹거리, 멋진 포토 스팟을 직접 둘러보고, 맛보는 경험이란...!
 

 하지만 휴가에 맞춰 길고 짧은 여행을 꾸준히 다니면서도 항상 느껴지는 빈자리가 있었다. 바로 어릴 적 함께 해외여행을 소망했던 우리 언니와 함께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다. 고등학교 때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라는 장애를 갖게 된 언니는 휠체어 생활을 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 가족은 해외여행은 물론 제주도조차 같이 가본 적이 없다. 복지관 도움 없이 언니와 함께하는 해외여행은 당연히 못 갈 거라고 여겼다. 부모님은 그런 언니가 안쓰러워 부부동반 여행 한 번 제대로 다녀오신 적이 없다.
 

 하지만 지난 12월 9일자 원주투데이에 실린 대만 무장애여행 체험사례는 나에게 언니와의 여행을 꿈꿀 수 있도록 희망을 줬다. 기내 휠체어부터 공항 이동 방법과 전동 휠체어 충전기 콘센트 타입, 대중교통 이용 사례까지 사소하지만 장애인들이 가장 우려하는 내용들이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 필자 역시 생애 첫 해외여행을 하면서 걱정이 따랐지만 여행을 통해 경험을 넓히고 자신감을 얻은 모습이 인상 깊었다.
 

 자유로운 여행 일정으로 관광지를 방문하고, 쇼핑을 즐기고, 맛집을 찾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가족 셋이서 언니 한 명은 충분히 케어할 수 있지!' 하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번 주말, 가족들에게 대만 무장애여행 수기를 보여주면서 내년 언니 생일에 맞춰 가족여행을 제안할 생각이다. 언니와 어릴 적부터 함께 꿈꾸던 해외여행이 드디어 이루어진다는 생각에 설레고 기대된다. 조문신 님의 대만여행 경험은 많은 장애인 또는 장애인가족들에게 도전할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이 됐을 것이다. 소중한 여행 경험을 나눠준 조문신 님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