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세 네트워크 모임에 대한 기사가 나간 후 다양한 문의가 이어지는 걸 보면 궁금증이 많으신가 보다.
 

 원주시 인구가 30만을 너머 50만 지방도시를 꿈꾸며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그러나 그 팽창의 기대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네 삶은 뭐가 더 좋아졌을까? 우리는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온힘을 다해 덩치만 키우고 있는건 아닐까?
 

 원주로 이전하신 분들은 물가, 생활편의, 정보, 교육, 소통 등 여러 방면에서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원주 토박이들은 혁신도시나 기업도시가 딴 도시 같다며 이질감을 표출하고 있다. 원주로 이전한 기업들도 원주에서 매출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며 섭섭함을 토로한다. 대형마트만 가면 웬만한 것은 해결할 수 있기에 불편하지만 불편하지 않은 척 살고 있지만 원주살이가 손톱 밑 가시처럼 까칠 거린다. 무엇보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사람들이 느끼는 외로움도 커졌기 때문일 것이다.
 

 만만세(만명이 만원의 기부로 바꾸는 세상)는 그 외로움을 소소한 만남을 통해 해결하고 공동체적 삶을 회복하고자 시작한 네트워크 모임이다. 돈은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요긴한 물건이다. 만 명이 만원씩의 기부로 다달이 1억 원을 만들면 어떨까?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기부액의 20%는 취약계층을 위해, 80%는 이웃의 꿈을 실현하는데 사용하자. 정말 필요한 사람을 찾아내서 도와주고 밀어주는 즐거운 과정을 통해 우리 만 명은 서로를 격려하며 이웃의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원주만한 도시에 만 명의 형, 언니, 누이, 동생이 있으면 도시 살이가 꽤 즐겁지 않을까?
 

 한 예로 우리장모님을 보면 답이 있다. 장모님은 적지 않은 농사를 지으신다. 시기에 맞춰 고추, 옥수수, 고구마, 배추 등 갖가지 농산물이 나온다. 남는 거 있으면 팔아드리려 해도 자식들 나눠주실 것 빼고 다 파셨단다. 그 구매자는 당연 장모님과 친분이 있는 분들이다. 예전에 한동네 사셨던 분, 자식 키우며 학부모로 만났던 분, 장인어른과 한 직장에 다니셨던 분…. 오십년 인연의 결과이다. (우리의 만남은 이리 오래가지 않는다.)
 

 원주에 만 명의 형제들이 있다면 원주에서 나온 농산물을, 공산품을, 또 다른 그 무엇이라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도시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자족력을 키워야 한다. 서로 돕는데 일자리가 부족하고, 재고가 넘쳐날 일이 없다. 아이가 집에서 혼나 뛰쳐나가도 엄마는 걱정이 없다. 옆집 언니가 데려다 먹이고 안정을 시켜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건 상상이 아니다. 우리 어머니 세대에서 흔하게 보던, 내 어린 시절의 일상이었다. 한 달에 한 번 유쾌한 기적이 일어나는 만만세 네트워크가 여러분의 동참을 기다린다. 상상이 아닌 일상의 복원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