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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노인소비자생활협동조합

"좋은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죠" 서연남 시민기자l승인2019.12.09l수정2019.12.0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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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최초이자 전국에서 유일한 원주노인소비자생활협동조합.

  '좋은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말이 있다. 고용을 통한 복지, 일을 통한 복지를 추구하자는 의미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노인 일자리는 우리 사회를 읽는 중요한 키워드가 됐다. 사회적기업 원주노인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사장: 박노광, 이하 노인생협)도 이런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시작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노인생협이고 전국에서 원주노인생협을 벤치마킹을 해 몇 개 지역에서 생기기도 했지만 오래 버티지 못하고 사라졌다. 그래서 현재 원주노인생협은 전국 최초이며 전국에서 유일하다.
 

 노인생협의 철학은 간단하다. 노인을 서비스 지원 대상이 아닌 일을 할 수 있는 노동자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런 가치관을 지역사회, 노인과 공유하고 집행부를 비롯한 실무자들이 머리를 맞댔다. 노인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고 연구하다 보니 생각보다 할 수 있는 것이 많았다. 노인생협이 생기자 회원 가입이 줄을 이었다.
 

 현재 1천500여명의 회원이 있으며 평균 연령은 70세다. 회원은 시설관리사업과 소독방역, 대형폐기물 수거 사업, 시니어 인턴십, 노인 사회활동 지원 등의 사업에 참여하며 원주 곳곳에서 일하고 있다. 사회에서 정년퇴직할 나이지만 노인생협에서 활발하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회원들은 행복하다고 말한다. 현재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인원은 60여 명 정도. 1년 단위로 참여자가 바뀌어 회원 모두에게 기회가 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 노인 일자리 제공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노인생협이 창립한 것은 2006년. 올해로 13년 됐다. 지난 2001년 원주한살림, 원주생활협동조합, 의료생활협동조합준비위원회 관계자 등이 일본의 민간사회단체와 소비자협동조합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한 것이 노인생협 탄생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일본에 갔던 초대 박태진 이사장은 당시 공항을 들어서자 리무진 버스 표 받기, 짐표 달아주기, 짐 실어주기 등 모든 일을 노인이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노인생협 창립을 구상했다.

 고속도로 입구 매표원도 머리 희끗한 노인이었다. 일본을 다녀온 박 이사장은 지난 2005년 설립준비위원회를 구성 후 2006년 창립했다. 이후 원주시와 노인일자리사업 위탁관리협약을 체결하고 보건복지부 연계 은빛 택배 사업, 지역 초등학교 청소용역업체 선정, 일자리 알선 등 다양한 사업을 했다. 그러다 2008년 10월 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 인증(2008-64호)을 받으며 노인을 위한 일자리 제공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최종남 전무이사는 "노인 스스로 일을 해서 경제적 이익을 얻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노인들은 자신의 삶의 가치를 깨닫는다"면서 "지역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것이 노인생협이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는 힘"이라고 했다.
노인생협 사업 중 가장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클린콜사업. 무단방치 대형 폐기물을 처리하는 것인데 오전9시부터 오후4시까지 45명이 일하고 있다. 행정복지센터에서 시범 사업으로 시작한 것인데 가장 많은 회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노인생협의 대표 사업이 됐다.
 

 홍수현 클린콜 사업 단장은 "나이들수록 일할 곳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새삼 깨닫는다. 회원들도 항상 만날 때마다 새로운 삶을 사는 것 같다며 행복해 한다"고 전했다.
 

 노인생협에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학교나 공공기관 등의 청소를 하는 시설관리 사업이 있었는데 100여 명의 회원이 일을 하는 효자 사업이었다. 하지만 교육감 직고용제로 학교 내 비정규직 직원을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하는 방침으로 바뀌면서 사업을 접어야 했다. 최종남 전무이사는 "중산층 이하 노인은 더 살기 힘들어졌다. 무기 계약직이 좋기는 하지만 우리 회원에게는 단순 경제력뿐 아니라 일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졌고 결국 우리로서는 사업을 접어야 했다"며 당시 허탈했던 마음을 전했다.
 

 은빛택배 사업단, 만남의 식당 등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은 접은 사업도 있다. 하나를 시작하고 접을 때마다 고민의 연속이었고 아픔도 컸다. 하지만 주저앉지 않았다. 다시 시작했고 회원들의 열정이 또다른 사업을 만들어 냈다. 현재는 최고 품질로 인정 받고 있는 캄보디아에서 후추 판매, 드립 커피 등 사업 분야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최 전무이사는 "노인들은 몸이 아프고, 경제적으로 어렵고, 할 일이 없고, 외로운 4중고를 겪고 있다"면서 "노인 일자리가 이런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서연남 시민기자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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