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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선수 성수연(27·원주시청)

입문 7개월 만에 아시안게임 동…전국체전 2연패 달성 김민호 기자l승인2019.11.18l수정2019.11.17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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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복서 최초 올림픽 출전 꿈…내 목표는 무한도전"

전국체전 2연패를 달성하며 한국 아마추어 여자복싱 미들급(-75㎏) 대표 주자로 떠오른 성수연(27·원주시청) 선수. 링 위에서 두 주먹으로 승부를 가르는 '복서'지만 그녀의 첫 인상은 '투사'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곱살한 외모에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는 모습은 영락없이 또래의 아가씨다. 저 얼굴로 복싱을 할까 싶을 정도로 해맑기까지 하다.

그러나 글러브를 끼고 링에 오르자 전혀 다른 사람이 됐다. 꽉 다문 입술, 굳은 얼굴에는 빈틈이 없다. 미트와 샌드백을 치는 뒷모습은 영락없는 복서다. 평범한 아가씨 팔처럼 보였지만 주먹을 뻗고 거두는 속도는 여느 남자 선수들 못 지 않다.

박원영 원주시청 감독은 그녀의 장점을 "178㎝의 큰 신장을 활용한 빠른 잽과 스트레이트"라고 했다. 최근에는 복싱에 눈을 뜨면서 상대와의 거리를 선점하는 등 자신의 장점을 활용해 경기를 풀어가는 방법과 테크닉이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 뒤 따른다.

그녀가 복싱을 처음 시작한 것은 18세 때인 여주여고 2학년 겨울방학이다. 또래 평범한 여고생들처럼 다이어트를 위해 복싱체육관을 찾은 것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잠깐 우슈를 하기는 했지만 운동과는 거리가 먼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낸 그녀의 남다른 운동능력과 신체조건을 눈여겨 본 체육관 관장의 설득으로 본격적인 선수의 길로 들어섰다.

전문가의 눈은 정확했다. 입문 7개월 만에 국가대표로 발탁돼 참가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는 사고를 쳤다. 처음에는 "여자가 무슨 복싱이냐"며 한사코 반대하던 어머니의 마음도 돌릴 수 있었다. 당시 복싱팀 창단을 준비하던 대구과학대에 체육특기생으로 진학하는 등 모든 일이 수월하게 풀릴 때였다. 스스로도 복싱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믿었던 복싱팀 창단이 무산되면서 첫 시련이 찾아왔다. 미래가 촉망받던 복싱선수에서 하루아침에 제대로 훈련할 곳조차 없는 무적선수 신세가 된 것.

자칫 방황할 수 있었던 시기에 아버지 지인의 소개로 만난 박원영 원주시청 감독이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 길로 원주에서 박 감독의 지도를 받기 시작했다. 자신의 스타일을 강요하지 않고 선수 개개인의 특성을 중시하는 박 감독의 지도방식은 성수연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

2013년 상지대 편입과 함께 원주시청에 입단하면서 복싱선수로서 이력이 하나 둘 쌓이기 시작했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7년간 전국체전에서만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 등 6개의 메달을 획득했으며, 2015년에는 몽골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중 전국체전에서 획득한 금메달 2개는 지난해와 올해 대회 2연패를 달성한 결과물이다. 여자 운동선수로는 내리막길이라는 20대 후반에 기량이 만개해 오히려 더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리우올림픽에서 미들급 금메달을 획득하고 프로로 전향한 미국의 여성 복싱영웅 크라레사 쉴즈를 가장 좋아한다는 그녀의 꿈은 우리나라 최초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여성 복서로 기억되는 것. 내년 도쿄 올림픽이 목표다.

전국체전 2연패에 기뻐할 틈도 없이 당장 오는 28일부터 충주에서 열리는 국가대표 5차 선발전과 내달 최종선발전을 통과하고 내년 2월에는 중국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서 올림픽 출전 쿼터를 획득해야 하는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성수연은 "쉽지 않은 길이 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늘 그래왔던 것처럼 최선을 다해 임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또, "복싱을 시작한 뒤 단 한 번도 후회하거나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면서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체력이 받쳐주는 동안은 계속 글러브를 끼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의 복싱인생은 '무한도전'인 셈이다.

여주에서 쌀국수 식당을 운영하는 성백용(60)·최은영(60) 씨의 2녀 중 차녀.


김민호 기자  hana0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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