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전국체육대회가 개최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번 대회는 17개 시도 뿐 아니라, 멀리 아르헨티나와 미국, 호주 등 해외동포선수들과 이북5도민 선수단까지 47개 종목에 3만 여명의 선수들이 참여하여 기량과 화합을 다지는 자리였습니다. 3.1 독립운동 100주년을 상징하는 공연에 울컥 눈물이 나고, 평화와 번영 강원도의 깃발을 들고 입장하는 우리선수들을 보며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강원도는 모든 선수들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아쉽게도 12위로 대회를 마쳤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운동에는 도통 소질이 없었습니다. 운동회 날 달리기를 할라치면 심장이 콩닥대고, 출발 총소리에 지레 놀라 주저앉은 기억도 있습니다. 그래서 운동 잘하는 친구들이 늘 부러웠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축구부, 중학교 때는 육상부, 고등학교 때는 펜싱과 필드하키부가 있었는데, 그때 운동하던 친구들은 수업은 안하고 늘 죽어라 연습만 했습니다. 몇 시간씩 운동장을 돌고, 모래주머니를 차고 계단을 오르다 땀범벅인 채 주전자에 담긴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던 운동부 친구들이 눈에 선합니다.
 

 요즘 엘리트 선수들은 다릅니다. 여전히 우승을 위해 혹독한 훈련과 자기와의 싸움을 견뎌야하지만 공부도 챙기고 훈련도 과학적으로 합니다. 이제는 헝그리 정신으로 라면을 먹어가며 악으로 깡으로 운동을 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현대의 스포츠는 선수들이 입는 옷도, 음식도, 건강도 과학적 데이터로 철저하게 분석하여 그에 맞는 훈련과 식단조절, 건강 체크를 통해 관리합니다. 이렇듯 장비, 시설, 환경, 트레이닝, 정보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 첨단과학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스포츠도 얼마나 예산을 지원하는가가 경기의 결과로 나타납니다.
 

 '지역스포츠과학센터'는 그동안 국가대표에게만 지원하던 스포츠과학 지원을 지역선수에게도 확대하여 과학적 훈련을 기반으로 국민체력을 증진하고 엘리트스포츠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국가사업입니다. 지역스포츠과학센터에서는 선수들의 체력측정과 진단, 종목별 심리기술 훈련 등 과학적 훈련프로그램을 통하여 선수들의 경기력을 강화하고 운동 중 상해를 입는 선수가 없도록 미리 관리를 해줍니다. 현재 지역스포츠과학센터는 전국 17개 광역단체 중 서울, 대전, 광주, 경기, 대구, 전북, 충남, 인천, 전남, 제주 등 10개 광역단체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역센터들은 대회장에 직접 찾아가 경기 전 선수들의 심리안정과 마사지. 테이핑을 해주고 경기 후에는 산소호흡기로 산소포화도를 증가시켜, 선수들의 피로 및 근육 회복속도를 가속화하는 컨디셔닝을 제공해 경기력 상승에 도움을 줍니다. 전국체육대회서 이런 지원을 못 받는 강원도 선수들에게 미안했습니다.
 

 강원도는 1950년 보스턴마라톤대회에서 우승한 함기용 선수를 비롯, 권투에 지용주, 육상에 한동시·황영조, 테니스 이형택, 사격 진종오, 역도 장미란, 축구 설기현·이을용·손흥민 등 쟁쟁한 선수들을 배출했습니다. 하지만 강원도가 전문체육에 지원하는 예산과 행정지원은 매우 부족합니다. 그러다 보니 우수한 선수가 운동여건과 지원이 더 좋은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현실입니다.
 

 강원도에 지역스포츠과학센터가 생기면 강원도의 선수들도 전문가에게 기초체력과 전문체력을 진단받고 개인에 맞춘 상담과 기술특성 및 장·단점을 분석하는 다양한 스포츠과학을 지원받게 됩니다. '지역스포츠과학센터'는 우리 강원도체육에 꼭 필요한 센터로, 18개 시·군 선수들이 접근하기 좋고 혁신 클러스터와 의료, 과학 분야의 지원이 가능한 원주에 설치되어 강원도 체육인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운동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