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장2동 캠프 롱 전경.

태장2동 캠프 롱의 오염 정화비용을 우리 정부가 부담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정부가 현행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체제로는 해결이 어렵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가 오염 정화비용을 부담할 경우 캠프 롱 반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이 관계부처로부터 받은 ‘4개 미군기지 반환 관련 보고’ 자료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국무조정실, 국방부, 환경부, 외교부가 함께 작성한 이 자료에서 정부는 “그간 한·미의 협의 결과 현행 SOFA 체제 아래서는 협의를 통해 환경문제에 대한 이견을 해소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적시했다.

주한미군이 반환한 54개 미군기지 중 25개 기지에서 오염이 확인됐지만 미국이 오염지역을 정화하거나 정화비용을 부담한 사례는 전혀 없다. 따라서 주한미군에게 정화비용을 받아내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정부에서 판단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게다가 미군기지 반환이 지연될수록 오염범위가 확산하고, 공시지가가 매년 오르기 때문에 자치단체가 내야 하는 땅값도 상승하고 있다. 캠프 롱의 경우에도 지난 2010년 10월 폐쇄됐지만 오염 정화비용을 놓고 한·미 간 다투면서 오염 확산은 물론 원주시가 부담해야 하는 땅값이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지난 8월 30일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원주의 캠프 롱과 캠프 이글을 비롯한 4개 미군기지의 조기반환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9월 18일 주한미군사령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캠프 롱, 캠프 이글 등 15개 미군기지는 이미 비워져 폐쇄됐다”며 “대한민국 정부로 전환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염 정화비용에 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한편 한국환경공단이 지난 2016년 캠프 롱을 조사한 결과 석유계총탄화수소(TPH), 벤젠, 카드뮴, 아연 등이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환경공단은 지난 2008년 발생한 캠프 롱 기름유출 사고 당시 오염원이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아 재오염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오염 정화작업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