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5일 태장2동행정복지센터 회의실에서 주민들이 태장IC 인근 수소충전소 설치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강원도와 강원테크노파크가 마련한 이날 설명회는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주민들, 시 외곽 독립 시설 구축 요구
25일 사업설명회, 주민들 반대로 무산

태장2동 원주IC 인근에 수소충전소 설치가 추진되자 지역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강원도와 원주시에 따르면 강원도와 강원테크노파크는 최근 수소충전소 신청 대상지 22곳 중 현장실사 등을 통해 원주와 춘천, 강릉, 삼척, 속초 등 5곳을 대상지로 선정하고 2020년 상반기 운영을 목표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원주에서는 5곳이 신청해 원주IC 인근 LPG충전소가 부지 적합 판정을 받고 사업추진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해당 부지에 이미 주유소와 LPG충전소가 운영 중이고 인근에 아파트단지까지 있는 주민 밀집지역이라는 점을 들어 설치를 반대하고 있다. 수소충전소는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지만 현재 추진 중인 부지는 부적합하다는 지적이다.

신상운 태장2동 21통장은 "행정기관에서는 수소충전소의 안전성을 강조하지만 기존 주유소와 LPG충전소가 있는 곳에 수소충전소까지 설치하겠다고 하니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라며 "자칫 사소한 실수로 이들 세 곳 중 한 곳에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할 경우 대형사고로 번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강모 태장2동 주민자치위원장도 "수소충전소가 원주에 필요한 시설이라는 것은 주민들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면서 "우리들의 주장은 수소충전소 설치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현 대상지는 위험성이 크고 주민들도 불안해 하니 별도의 시유지에 독립된 시설로 설치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관련 강원도와 강원테크노파크는 지난 25일 태장2동행정복지센터에서 수소충전소 구축사업 주민설명회를 열고 안전성 등을 설명할 계획이었지만 주민 반발로 무산됐다.

신희영 태장2동 통장협의회장 등 설명회에 참석한 100여 명 주민들은 1998년 부천 LPG충전소 폭발사고와 지난 5월 강릉과학단지 수소탱크 폭발사고, 또 지난 6월 노르웨이 산비카 수소충전소 사고 등을 열거하며, "안전하다는 설명을 믿을 수 없다" "절대 불가" 등을 주장했다. 

강원도 에너지과 관계자는 "주민들은 LPG충전소와 수소충전소가 집적화 되면 위험하다고 주장하지만 수십 년 경력의 전문가가 양 시설 모두를 관리할 수 있어 더 안전할 뿐 아니라 최근 정부에서도 통합관리를 권장하고 있다"면서 "수소충전소 설치 지역 견학 등을 다녀오면 이런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설명회 재추진을 포함, 향후 방안에 대해서는 "내부 논의가 필요하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현재 원주에는 국비 지원 등을 받아 수소 차량 18대가 운행 중이지만, 원주는 물론 도내에는 수소가스충전소가 없어 가스 주입을 위해 영동고속도로 여주휴게소까지 이동해야 하는 실정이다.

수소충전소 구축에는 국·도비 각 15억 원씩 30억 원이 투입된다. 올해 사업대상지로 선정된 5곳은 한시적으로 시·군 부담 없이 정부와 강원도가 구출비용을 부담하고 2020년 이후에는 정부가 50%, 도와 시·군이 각각 25%씩을 부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