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일 강원감영을 찾은 단구초 6학년 학생들.

문화의 거리를 중심으로 근현대사를 담고 있는 장소를 돌아보는 교육 프로그램이 제작됐다. 청소년들에게 지역사를 알리고 원도심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돕고자 교사와 상인 등 마을 주민들이 역사적 현장 발굴에 나섰다.

'문화의 거리 사람들'은 원주시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을 통해 진행하는 원도심 내 근현대사 교육코스 제작사업이다. 문화의 거리를 중심으로 역사적 장소에 대해 공부하고 직접 탐방하면서 지역의 근현대사를 배울 수 있도록 구성했다.

교육코스 제작에는 지역 초·중·고 교사와 문화의 거리, 중앙시장 및 자유시장 상인 등 마을 주민들이 모여 기획했다. 탐방 프로그램에는 교동초와 치악초, 버들중, 문막고 등 초·중·고교생들이 고루 참여했다. 단구초 박영식 교사는 "원도심 침체로 요즘 학생들은 문화의 거리를 잘 찾지 않고 있다"며 "역사적 장소가 밀집된 원도심을 아이들에게 소개하고 지역의 근현대사를 알리기 위해 지역 주민들이 직접 모여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코스 제작에 앞서 교사와 상인들은 문화의 거리에 있는 교육적 자원 조사를 진행했다. 학생들에게 소개할 장소로 8곳을 선정했는데, 원동 성당, 박건호 기념비, 강원 감영, 무위당 기념관, SC 제일은행 건물, 문화의 거리, 미로예술 원주중앙시장, 자유시장 등이다. 해당 장소들은 도보로 이동이 가능해 원도심을 산책하며 전체를 둘러볼 수 있다.

탐방 전 해당 장소들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도 가졌다. 교사들은 사전 조사 시, 상인들로부터 수집한 각 장소들의 숨은 이야기나, 현재 모습 등을 학생들에게 소개해 관심과 흥미를 높였다. 상인들의 참여를 높여 마을공동체 교육의 의미를 더했다.

지난 19일 단구초 6학년 학생들과 버들중 방과후 동아리 학생들은 각각 오전과 오후로 나눠 '문화의 길' 현장 탐방에 나섰다. 원동성당을 시작으로 자유시장까지 이어지는 8개 코스를 따라 진행됐다. 각 장소마다 학생들이 직접 그린 유적지의 그림을 넣은 배너를 제작해 설치했다.

8개 코스 중 무위당기념관은 아이들에게 가장 인지도가 낮은 곳이였다. 강하선 군은 "급식소에 글씨가 걸린 무위당 선생님의 기념관이 작아 아쉬웠다"며 "장일순 선생님 글씨는 아름답고 멋지며 검소한 느낌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문화의 거리 사람들' 사업은 문화의 길 교육 코스 운영을 위한 팜플렛과 문화의 거리 해설사 자료집 등 교육자료도 함께 제작했다. 사업에 참여하는 학교 외에도 교육 코스를 공유할 수 있도록 마련한 것이다.

문화의 길 교육 코스는 일회성 프로그램에 그치는 것이 아닌 원도심의 문화 콘텐츠를 발굴해 관광자원 프로그램으로 연계로 이어서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아이들에게 원도심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재방문을 유도 원도심 활성화로도 기대하고 있다.

박 교사는 "청소년들이 원주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도록 주민들이 직접 기획한 의미 있는 활동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