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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진 '더나은' 사무국장

"문화로 청년들 삶 바꾸고 싶었어요" 서연남 시민기자l승인2019.08.12l수정2019.08.12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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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나은'은 나에게 계단이다. 계단을 오를 때마다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는 것 같다. 한 사람만 오를 수 있는 계단은 없다. 함께 하는 힘의 지속가능성을 믿는다."
아침7시부터 오후1시까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오후에는 프리랜서 미디어 강사를 하며 짬 날 때마다 문화공동체 더나은을 지키고 있는 장미진(31) 문화공동체 더나은 사무국장.
 

 문화공동체 더나은은 장 국장이 2014년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청년 활동에 대한 고민을 하며 만든 비영리단체다. 2014년 세월호 참사가 벌어지고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청년들의 삶을 보며 이들의 삶이 조금 더 좋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시작했다. 그 중심은 문화였다.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작은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 문화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장 국장의 고민에 동의하는 지역 사람들이 뜻을 모았고 십시일반 돈을 모아 단계동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소비문화가 아닌 새로운 대안 문화를 만드는 주체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장 국장은 처음 시작했을 때의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쉽지 않았다. 낮에는 더나은에서 일하고 자정부터 아침8시까지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루하루를 버텼다. 하지만 너무 힘들었다. 임차료를 내야했고 생활도 해야했기에 아르바이트를 그만둘 수는 없었다.
 

 그러면서 더나은의 첫 사업으로 인문학 강의를 열었다. 사람들과 포스터를 직접 만들어 대학가와 시내 곳곳에 붙였다. 만나는 사람마다 직접 홍보를 하고 참가 신청을 받았다. 얼마나 올지 걱정됐지만 50명이 강의실을 채웠다. 강사진도 더나은의 취지를 듣고 교통비만 받고 찾아와줬다. 인문학 강의를 몇 차례 더 열고 인문학 동아리를 만들어 주 1회 만나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눴다.
 

 2017년에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에 관심 있는 대학생과 원주평화나비를 구성해 상지대학교 학술정보원을 올라가는 계단과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앞 음식점 벽에 소녀상을 그렸다. 시청 앞 원주평화의 소녀상에서 열리는 수요 집회에도 꾸준히 참여했다. 그해 겨울에는 그림책 동아리도 시작했다. 늘 그랬듯 하고 싶은 마음이 몸을 움직이게 했다. 포스터를 보고 찾아온 대학생들과 원주문화재단 공모사업에 참여해 그림책을 만들고 출판기념회도 가졌다. 이렇게 지역사회에서 새로운 일을 하고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았다.
 

 "강의나 행사를 하고 나면 항상 더나은을 다시 찾아오고 그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게 됐다. 아무도 없는 것 같지만 모든 사람의 마음이 가득 차 있는 공간이다"고 말하는 장 국장.
 

 장 국장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올 4월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함께 하는 특별한 달리기 '원주평화나비 RUN'이었다. 원주평화의 소녀상 앞에 모인 50여 명을 보니 뭉클했다. 공공기관에서 주최한 행사도 아닌데 시민들 스스로 참여해 함께 뛰는 것만으로도 뿌듯했다. 힘든 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사람을 만나기도 하지만 헤어지는 일도 잦았다. 무엇인가의 공감대가 형성돼 함께 하게 된 사람들이 떠날 때 말할 수 없는 허전함이 컸다.
 

 경제적인 어려움도 있었다. 임차료가 밀리기도 했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와 더나은을 운영하다보니 벅찰 때도 있었다. 그래도 이렇게 사는 것이 옳다고 확신한다. 솔깃한 제안을 해 오는 사람도 꽤 있었다. 장 국장은 "마음이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더나은은 나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을 더 행복하게 해 주기 위한 공간이기에 이곳에서의 삶이 더 가치가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더나은 대표님을 비롯해 후원해 주시는 분들의 따뜻한 마음이 가장 큰 힘이다"고 말하는 장 국장은 "천천히 오래 가며 삶 속에 스며드는 대안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서연남 시민기자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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