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 3기 신도시 계획. 정부는 수도권 내 30만 호 신규 주택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15만여 호가 강원도 영서권과 인접한 곳에 건립된다. (그래픽출처: 국토교통부)

정부 추진 3기 신도시…6개 신도시·17곳 택지 개발
정부, 수도권 30만 호 공급…이중 15만 호, 영서권 인접

대규모 첨단산단 조성, 판교테크노밸리 8배 규모
기업유치 규모만 6천여 개·5만 명 일자리 창출 예상

수도권 3기 신도시 건설이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 대규모 주택 단지를 건설하고,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해 기업 집중을 가속화할 계획이기 때문. 아파트 미분양과 부진한 기업유치로 허덕이는 원주 입장에서는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와 올해 3차례에 걸쳐 수도권 3기 신도시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서울 집값을 떨어뜨려 주거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조치로 ▷서울 도심까지 30분 내 출퇴근 ▷일자리를 만드는 도시 ▷자녀 키우기 좋고 친환경적인 도시 ▷전문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만드는 도시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고양 창릉, 부천 대장, 과천 등에 18만 호 규모의 주택과 공공택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수도권 내 17곳의 중소택지도 만들어 12만 호 분량의 신규주택을 공급한다. 6개 신도시와 17개 지역에 건설되는 택지 규모는 4천631만7천㎡이며, 이는 여의도 면적의 16배에 해당한다.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자족시설용지도 확충된다. 3기 신도시 자족시설용지는 561만㎡에 달하는데 이는 제1판교테크노밸리 66.1만㎡의 8.5배 규모이다. 벤처기업시설, 소프트웨어진흥시설, 도시형 공장, 기업지원허브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정부는 오는 2026년까지 3기 신도시 조성사업을 마무리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3기 신도시에 공급되는 주택 절반이 강원도와 인접한 곳에 들어선다는 점이다. 정부가 발표한 신도시 건설 구상엔 수도권 동북부와 동남부지역에 15만7천 가구의 공급이 계획되어 있다. 그대로 추진될 경우 지역 부동산 시장은 물론 원주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가장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되는 것은 인구 유출이다. 1992년부터 2008년까지 정부가 1~2기 수도권 신도시를 건설하면서 경기도로 유입된 인구는 640만 명이었다. 1992년 경기도 인구가 662만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2배가량 인구가 늘어난 셈이다.

이 기간 강원도 순유출자의 70%가 서울과 수도권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경제계 관계자는 "3기 신도시에 수많은 기업이 생겨나면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떠나는 청년들이 많을 것"이라며 "인구 유출은 지역경제 역량을 약화시켜 성장 동력을 저하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이미 수도권에는 6개의 테크노밸리가 조성되거나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향후 3기 신도시까지 조성되면 비수도권 지역의 첨단산업 생태계 조성은 더더욱 어려워질 것이 자명하다.

원주 의료기기 산업 관계자는 "3기 신도시 자족시설용지엔 지식산업센터가 상당수 들어설 것"이라며 "수도권 공장총량제를 회피하는 유용한 수단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강원연구원은 3기 신도시 건설로 6천130개의 기업이 생겨나고 5만2천여 명이 종사할 것으로 추정했다.

무엇보다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6개 신도시에 계획된 18만 가구는 최근 1년 간 경기도에 공급된 아파트 규모와 비슷하다. 그러나 강원도 입장에선 과거 10년(2008~2018)간 도내에 분양된 아파트의 2배가 넘는 주택이 인접지역에 건립되는 셈이다.

강원연구원 관계자는 "경기도 동부권역에 15만 가구가 공급되는 만큼 영서권 지역의 부동산 투자 감소가 우려된다"며 "미분양 규모 확대, 집값 하락 가속화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강원연구원은 수도권 3기 건설에 따른 경제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여주~원주 철도 조기완공 및 복선화 추진 ▷디지털 헬스케어 등의 혁신성장 산업생태계 구축 강화 ▷정부 차원의 지방투자 확충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