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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서 진로를 캐는 사람들

천재는 가르칠 것이 없고 천치는 가르칠 수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구슬땀을 흘리며 텃밭에서 진로를 캐내고 있다. 박성균 구슬땀 대표l승인2019.07.08l수정2019.07.0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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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불장군 없단다. 남의 지혜를 빌리지 않고 성공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요즘 융합을 강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만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관혼상제를 중요시했으며 그때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달려가서 위로하거나 축하를 해주었다. 그만큼 정이 많은 민족이었다. 그런데 땅은 좁고 주거공간이 모자라다 보니 세계적으로 아파트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되었다.
 

 편리한 만큼 개인주의에 빠져드는 것은 자타가 인정할 것 같다. 우리 동네도 6천 세대가 이마를 맞대고 산다. 내가 아파트로 이사 온 것이 10년이 넘었지만 서로 인사하는 사람이 없다. 어쩌면 인사하는 것이 오히려 어색할 때도 많다. 인사를 하고 지낸다고 해도 목례만 할 뿐 그분이 무엇을 하고 어떤 분인지는 서로 모른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은 콘크리트 사막과 와이파이 숲에서 자라고 있다. 퇴직 이후에 처음으로 시도한 것은 아파트에 사는 학생들에게 무료로 진로진학상담을 해 주는 것이었다.
 

 좀 더 콘크리트 벽을 허물고 더불어 살고자 했다. 재능과 성적에 따라 대학을 찾아주니 너무 너무 고마워했다. 그렇지만 고마운 것으로 끝날 뿐 부모님과도 학생과도 교류가 이어지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나의 땅 500평을 밭을 갈고 비닐을 씌워 함께 농사를 짓자고 했다. 그리고 모종도 비료도 모두 무상으로 제공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물을 주며 모종을 심고 자라는 옥수수, 고구마, 고추 등을 보면서 생명의 신비에 신기해했다. 동아리 이름을 '구슬땀'이라고 했다. 구슬땀이란 구슬처럼 방울방울 맺힌 땀을 말한다. 구슬땀은 아무 때나 흐르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일에 집중했을 때만 이마에 구슬처럼 맺히는 것이다.
 

 내가 구슬땀 동아리를 만든 것은 모두 함께 텃밭을 가꾸며 아이를 키우듯이 농작물에 집중해 보자는 의미이다. 함께 구슬땀을 흘리다 보면 남을 이해할 수도 있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생길 것이다. 그래서 함께 밭을 가꾸는 주민이 20명으로 늘었다. 농작물을 가져와 품평회를 하고 상을 주기도 하고 갓 따온 옥수수를 경로당에 기증했다. 너무 좋아하셨다.

 옥수수를 바로 따다가 나누어 주니 너무 맛이 있었다.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기쁨이다. 농사를 짓다보면 농작물에 대하여 서로 묻고 가르쳐줄 수밖에 없다. 그것이 소통이다. 소통은 무엇인가 공통관심사가 있을 때 이루어지는 마음의 교류이다.
밭을 일구고 씨앗을 뿌려 생명의 신비함을 보노라면 자녀들의 귀중함도 느낄 수 있다.

 농작물도 성장 과정이 중요하듯이 아이들도 정성을 들여 키워야 한다. 구슬땀 남새밭 푯말에 이렇게 써놓았다. "구슬땀을 흘려보지 않은 자는 행복할 자격이 없다." 땀을 흘리지 않으면 시원함을 느낄 수 없다. 그래서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자녀교육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자는 것이다. 인생은 만남의 연속이다. 왜냐하면,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의 방향과 내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어떤 부모, 어떤 친구, 어떤 스승, 어떤 직업을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은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고, 행복해질 수도, 불행해질 수도 있다. 윈스턴 처칠과 알렉산더 플레밍의 만남, 헬런 켈러와 설리반과의 만남, 마이클 조던과 딘 스미스의 만남, 플라톤에게는 소크라테스가, 알렉산더 대왕에게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있었다. 귀중한 만남은 인생의 축복이다.
 

 구슬땀 회원들에게 진로 전문가를 초빙하여 무료 강의를 듣게 하고 마을학교(태장중, 치악중, 문막중, 우산초)에 들어가서 직업검사를 실시한 후 상담봉사를 해주고 있다. 교학상장을 하며 봉사를 하고나니 모두 뿌듯하다고 했다. 이제는 서로 소통할 화제가 생겼다. 나는 드림디자이너가 되어 방황하는 학생들의 나침반이 되어 주고 싶다.

 천재는 가르칠 것이 없고 천치는 가르칠 수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구슬땀을 흘리며 텃밭에서 진로를 캐내고 있다. 그리고 청소년들에게 꺼지지 않는 등불이 되고 싶어 어울리는 것이다. 구슬땀을 함께 흘리면서.


박성균 구슬땀 대표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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