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고진하 교수님의 '무위당 장일순의 노자 이야기'에 대한 강의를 들으면서 무위당 선생님을 처음 알게 됐다. 또 다른 책에서 '중립화 평화통일론'으로 인해 구속되어 3년간 수감생활을 하셨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과거는 역사로 현시대에 살아 움직이는 것이 아닌가? 우리 모두의 소원, 통일을 준비하는 어른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일까?
 

 그로부터 한참 후 횡성에 계시는 절친 지현 선생님을 따라 '무위당학교'를 다닐 때였다. 어느 날 원주에서 아름다운 두 여인이 횡성을 방문했다. '벗이 멀리서 오니 이 또한 반갑지 아니한가.' 지현 선생님과 나는 그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이야기 하던 중, 그 자리에서 독서모임을 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청포도가 익을까 말까하는 7월 19일 그렇게 우리들의 첫 번째 독서모임이 시작됐다. 조지도슨의 '인생은 아름다워'를 가지고, 11명의 회원으로 시작해 고마운 시간을 엮어 어느새 3년째 이어오고 있다.
 

 회원들이 없는 리더는 없다. 크든 작든 한 단체의 리더를 맡는다는 것은 참 부담스러운 일이다. 두근거리는 심장을 웃음으로 누르면서 시작한 독서모임. 회원들의 마음이 3년이란 시간을 잘 다듬어 온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독서모임 1주년을 맞아서는 장일순 선생님의 잠언집(나는 미처 몰랐네. 그대가 나였다는 것을)을 필사해 황도근 교장선생님께 전달하였다. 그 후 여러 작가님을 모시고 저자 초청강연회도 진행했다. 늘 한곳을 향하는 변함없는 선생님들 덕분에 3년이란 세월이 흘러서도 독서 모임이라는 동그라미를 만들고 있다. 멀리 춘천서 오시는 김화존 선생님. 그리고 서울에서 오시는 정인화 선생님께 매번 감사하다. 그리고 그 곳에서 만난 인연이 3년이라는 시간을 잘 다듬어 온 것에 대해서도 우리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앞으로도 우리는 시집, 소설 비소설 등 다양한 도서를 읽고, 사회 이슈를 접하고, 다양한 문제를 놓고 토론하면서 머리는 깨어 있으면서 마음은 따뜻한 사람들이길 바란다. 독서란 크게 목적을 정하면 더 이상 독서가 아니다. "독서란 너그러움이 오래가는 우정을 만들 수 있는 지혜"라고 한다. 그런 지혜가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으로 이어져 고운 이로움이 되길 바란다.
 

 책은 입으로 읽으면 독이 되며, 눈으로 읽으면 사람을 오해하고 사치를 하게 되고, 머리로 읽으면 자만하게 되기에 가슴으로 읽어내야 한다. 한 달에 한 번 만나 책 속 이야기를 나누고, 저녁식사를 하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고 늘 웃음이 묻어나는 무위당 독서모임회가 있어 늘 감사하다.
 

 여러분 가정에 평화를 빌면서 '무위당 독서회 파이팅'이라는 글에 빛나는 동그라미 하나를 그려넣는다.

김미애 무위당 독서모임 회장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