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초등학교는 원주시 호저면 고산리 농촌마을에 있는 전교생 44명의 작은 학교이다.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서 활기차게 생활하며 성장하는 어린이들을 보며 근무하는 것은 매우 큰 행복이며 감사의 조건이다.
 

 올해 고산초등학교는 학생들의 즐겁고 건강한 학교생활을 위해 외발자전거 배우기 특성화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계획했다. 외발자전거는 핸들이 없고 브레이크도 없으며 바퀴 한 개와 그 위에 안장만 있기 때문에 외발자전거 타기의 첫 번째 과제는 주변의 사물을 붙잡고 의지하며 안장에 올라앉는 것이다.
 

 그리고 외발자전거를 배우는 대부분의 과정은 자전거 위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인데 이러한 연습과정에서 하체근육의 발달과 섬세한 균형감각을 기를 수 있게 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 몸의 균형감각을 관장하는 소뇌를 자극해 지능 발달에 매우 효과적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척추를 항상 바르게 세우는 자세를 유지하게 되어 척추교정에도 매우 좋은 운동이라서 외발자전거를 배우는 사람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우리 학교에는 아직 외발자전거를 배워 본 학생들이 한 명도 없어서 올해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외발자전거 배우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작은 학교의 많은 좋은 점들 중 하나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대부분의 교구와 교육자료를 학교에서 무료로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또 그렇게 해야지 모든 학생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외발자전거도 학교에서 44명의 전교생 모두에게 제공해 줄 수 있었다. 외부 강사의 강의와 실습, 외발자건거 배우기 동영상을 시청한 후 각자의 외발자전거를 부여받은 어린이들은 처음 며칠간 앞 다투어 외발자전거 타기에 열심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외발자전거 타기가 그리 만만치 않다는 것이었다. 며칠간 열심히 노력해도 외발자전거 타기가 잘 되지 않자 연습하는 인원이 점점 줄어들어갔다. 외발자전거 배우기의 동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누군가 한 명이라도 빨리 외발자전거 타기에 성공하는 학생이 나와야 하는데'라고 생각하며 4주 정도 지날 즈음 드디어 6학년 하음이가 첫 번째로 외발자전거 타기에 성공을 했다.
 

 매우 다행스럽고 반가운 일이기에 며칠 후 조회시간 모든 아이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야기를 꺼냈다. 세상에 한두 번 노력해서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고. 오히려 처음엔 안 될 것처럼 어려워도 '하면 된다'는 확고한 긍정의 마음가짐으로 계속 노력하면 결국 이렇게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게 된다고 설득했다.
 

 외발자전거 배우기를 처음 시작할 때 아이들 앞에서 안장에 올라앉지도 못했던 나도 외발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된 것을 본 아이들은 다시 외발자전거 연습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주에 한 명씩 외발자전거를 탈 수 있는 학생들이 생겨나고 있다.
 

 원하는 것이 즉시 해결되어야 하는 초스피드시대,  한두 번 시도하다 안 되면 쉽게 포기하는 시대, 조금 참고 기다리는 것이 너무도 힘들어진 시대에, 우리 고산초등학교 어린이들은 외발자전거 배우기를 통해 즐겁고 건강하게 학교생활을 하며, 어려운 일도 용기있게 도전한다. 이러한 경험이 긍정의 마음가짐으로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여 계획한 목표를 이루어가는 정신력을 기르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 내일은 누가 "저 외발자전거 탈 수 있어요!"라고 기뻐 외치며 달려올까?

김동익 고산초등학교 교장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