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산초 학생들은 매년 학교 텃밭에서 고구마, 감자 등을 심고 수확한다.

농촌학교인 호저면 고산초등학교에 올해 신입생 9명이 입학했다. 지난해 입학생이 2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크게 증가했다. 불과 5년 전, 전교생 17명으로 1·6학년을 통합반으로 운영해야 했던 고산초는 현재 44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전체 학생의 75%가 동지역에 거주하면서 통학버스를 타고 농촌학교까지 찾아오는 데는 소규모 학교의 장점을 살린 고산초교의 '작은 학교 살리기' 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다.

60명 이하의 학생이 수학하는 작은 학교는 전체 학생수는 적으나  교사 1인당 담당하는 학생 수가 적은 만큼 집중 수업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시내 큰 학교에서 소외받고 적응이 어려웠던 아이들은 이곳으로 전학을 오면서 자존감이 높아지며 많은 변화를 경험한다. 학업 능력이 저조했던 아이들도 맞춤형 교육을 통해 교육 과정을 원만하게 따라가게 된다.

다문화가정 자녀인 A 양은 고산초교 입학 당시 한국말로 소통은 가능했지만 한글을 전혀 읽고 쓰지 못했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다니지 않고 초등학교에서 교육 시스템을 처음 접한 A양은 단체 생활에도 어려움이 따랐다. 하지만 방과후 프로그램에서 한글책임제를 위한 협력강사와 함께 1대1 수업을 꾸준히 진행하며 한글을 익혔다. 일반 학교에서는 불가능한 개인 과외나 다름없었다. 한글교육으로 열등감을 극복한 A양은  이제 단체생활에도  무리 없이 적응한다.

고산초교는 학생 규모가 작아 수업 과정 중 전 학년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이 많다. 때문에 친구들 외에도 전 학년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인성교육을 배울 수 있다. 전교생 수가 적어 친구들뿐 아니라 형이나 누나와 친형제같이 지내고 도시에서처럼 학원 쫓아다니며 불안하게 지내지 않아도 된다.

농촌지역인 주변 환경을 십분 활용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생태교육의 일환으로 텃밭 가꾸기와 국화 및 화단 꽃 심기 활동 등을 실시한다. 고구마, 감자, 옥수수 등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면서 생태 환경에 대해 배우며, 전 학년이 함께 하는 활동 속에서 협동심을 기른다.

하지만 농촌학교는 도시에 비해 문화적 혜택이나 학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학교에서는 외부 체험활동에 더욱 신경을 쓴다. 음악, 미술, 체육, 컴퓨터, 독서활동 등 다양한 방과후 및 특별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문화적 체험과 경험을 충족시켜준다.

올해는 1학기 동안 전교생이 외발자전거 수업을 배운다. 자세교정에 좋고, 인내심을 기를 수 있는 활동으로 아이들의 흥미를 사로잡았다. 2학기에는 드론 수업이 진행된다. 이렇듯 학교에서 다양한 활동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어 학부모의 교육 만족도가 높다..

학교 전체 예산을 두고 봤을 때 학생 수가 적은 시골학교는 1인당 교육비가 규모가 큰 학교보다는 많은 편이다. 학생들은 학교 지원을 받기 때문에 방과후 수업비나 외부 체험학습 비용을 모두 지원받거나 일부만 자부담하면 된다. 전교생이 함께 흥미있는 활동을 다같이 누릴 수 있어 소외감이 없는 것 또한 장점이다.

여러가지 교육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올해 고산초교는 디지털교과서 선도학교로 지정돼 2학기부터 전교생이 테이블pc를 활용한 수업을 진행한다.. 테블릿pc에 적합한 영어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했으며, 공교육만으로 영어능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구상중이다.

김동익 고산초교 교장은 "비록 작은 학교지만 작은 학교만의 강점을 살려 내실 있는 학교로 운영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늘게 됐다"며 "학교 규모나 인원수에 구애받지 않고 아이들이 다양한 학교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