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3일 기업도시 상업단지. 건축폐기물과 쓰레기가 쌓여있지만, 수거가 안 돼 미관을 해치고 있다.

원주시·원주기업도시 관리권 이양 지연 원인

원주기업도시 주민 A 씨는 공원에 나가면 인상이 찌푸려진다. 인근 공사현장과 행인들이 버린 쓰레기가 수북이 쌓여있기 때문. 원주시에 쓰레기 수거를 요청해도 나아지는 기미가 없다.

A 씨는 "정부에서 조성한 신도시인데 정주 여건은커녕, 기본적인 행정서비스조차 미치지 않고 있다"며 "언제까지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지 기가 막힌다"고 지적했다. 

원주기업도시 주민들이 행정서비스 부재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인구 만 명을 돌파했지만 지구대 하나 없고, 대형 화재가 발생해도 문막119안전센터에서 출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원이나 도로 등 주요 시설물이 원주시에 기부채납 되기 전이어서 쓰레기가 쌓여있어도 행정력이 닿지 않고 있다. A 씨는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데 기업도시 주민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행정서비스를 못 누리는 것은 차별"이라며 "여기 사는 사람들은 세금만 내는 봉이다"라고 말했다. 

원주기업도시는 오는 9월 말 전체 준공을 앞두고 있다. 준공허가를 받으면 도로, 공원, 상·하수도, 하수종말처리장 등의 시설이 원주시로 이관된다. 그 이전까지는 (주)원주기업도시가 관리해야 하는데 회사 측은 원주시가 소유권 이전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주)원주기업도시 관계자는 "2008년 원주시와 기업도시 개발사업 협약을 맺을 때 전체 사업 준공 전이라도 시설공사가 완료되고 시민들이 사용하면 원주시가 관리를 맡기로 했다"고 말했다. 

원주시와 (주)원주기업도시가 체결한 '원주 지식기반형 기업도시 개발사업 협약서'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시설 공용개시 후 관리권은 원주시가 소유하고 관리에 따른 비용 부담도 원주시가 책임지는 것으로 되어 있는 것.

(주)원주기업도시는 도로, 공원, 하수시설 등을 완공했지만, 원주시가 받기를 거부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원주시는 소유권 이전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설이 준공되었더라도 면밀한 검토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보수·보강으로 세금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도로 점검만 해도 1년 넘게 소요된다"며 "하자 있는 시설을 무턱대고 인수받을 경우 이에 대한 책임은 원주시가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월 말 현재, 원주기업도시엔 4천659세대 1만2천36명이 거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