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장체육단지에 조성된 유소년야구장. 이용자가 없어 곳곳에 잡풀이 자라고 있다.

원주시가 지난해 조성한 태장체육단지 내 유소년야구장이 정식 대회를 치르기 위한 규격 기준에 미달해 대회 유치가 불가능한 것은 물론, 훈련시설로도 외면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주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위원장: 곽문근)는 지난 12일 건강체육과 행정사무감사에서 "수십억 원을 들여 야구장을 조성했는데 정작 이용하는 사람이 없다"면서 "전형적인 예산낭비 사례"라고 지적했다.

정식 대회를 치를 수 있는 야구장 기준 규격은 홈플레이트부터 중앙 펜스까지 거리가 리틀부는 75m, 유소년부와 초등부는 70m이다. 하지만 원주시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태장체육단지 내 유소년야구장은 홈부터 중앙 펜스까지 거리가 62m에 불과하다.

곽희운 시의원은 "운동장 규격이 대회 규정과는 맞지 않아 올해 전국소년체전 선발전도 인근 소프트볼 경기장을 빌려 사용했다"면서 "경기장을 조성하면서 리틀야구연맹 등에 사전 확인만 했어도 대회조차 치르지 못하는 시설로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주시가 "유소년야규장 규격은 체육시설 표준설계를 따른 것"이라며 "공식 경기장도 아니고 누구나 이용 가능한 근린공원 내에 설치되는 운동시설로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지만 의원들의 질타는 이어졌다. 장영덕 시의원은 "정식 대회 규격과 다르다보니 선수들이 훈련장으로도 사용하지 않아 잡풀만 무성하게 자라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라도 경기장 규격을 넓혀 정식 대회가 가능한 기준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원주시는 태장체육단지 내 야구장에 대해 확정 측량을 거쳐 준공을 완료한 뒤 체육시설사업소에 이관할 계획이다. 원주시 건강체육과 관계자는 "야구장 시설을 이관한 뒤 인근 사유지를 매입해 정식 경기가 가능한 규격으로 확장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원주시는 태장동 강원과학고등학교 앞 태장체육단지에 2008년부터 139억5천여만 원을 투입, 성인 야구장 3면과 유소년 야구장 1면, 소프트볼경기장 1면을 신축하고  실내야구연습장과 다목적구장을 조성했다. 2021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제4야구장 신축도 추진 중이다.

야구동호인 A 씨는 "원주에 야구장을 비롯한 체육시설이 늘어나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중요한 것은 조성에 앞서 그 시설을 이용할 사람들의 의견을 귀담아 듣고 반영하는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