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삼한 토요일! 매달 '셋'째주 토요일, '세'시간 동안 열리는 장터라서 삼삼토라 불려지는 이 녹색장터는 원주시와 원주투데이 신문사가 주최하고 원주시청소년수련관, 원주YMCA 녹색가게, 강원 지적발달장애인 복지협회 원주시지부가 주관하는, 원주시민 모두를 위한 자발적 참여의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작년에는 한지공원 야외공연장에서 하느라 5월만 해도 정말 뙤약볕 때문에 물건을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몇 시간 안되어 지쳤었는데  올해는 새로 정비된 원주시청소년 수련관 야외공연장 풋살장에서 열리니 푹신한 인조잔디 바닥에 돗자리 펴고 앉기도 좋고 어린 아이들이 맘껏 뛰어다녀도 안전해서 여러모로 좋았다.
 

 처음 삼삼토 행사는 YMCA어린이중창단으로 활동 중인 딸아이의 재능봉사 공연에 참여하며  알게 되었다. 행사에 구경 나온 시민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공연이 끝난 후엔  언제나 용돈을 가지고 장난감과 갖고 싶은 물건을 사고 또 언니오빠들이 만드는 간단한 분식으로 배까지 채우면 그야말로 눈과 입이 즐거운 제대로 된 쇼핑을 즐길 수 있었다.

 아들 녀석까지  따라나와 광장을 한 바퀴 돌고나면 인형과 장난감으로 두 손이 모자랐다.  집에  비슷한 장난감과 문구류가 넘쳐나는데도 녹색장터의  물건들이  새롭고, 가격도 500원짜리부터 몇 천원 안쪽으로 값이  저렴하다보니 아무생각 없이  그냥 갖고 싶으면 사는 것이었다.
 

 집은 점점 각종 물건들로 어수선해지기만 하고 요즘 트랜드라는 미니멀라이프를  실천까지는 아니더라도 시도나 해볼 요량으로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에게도 꼭 필요한 것만 두고 당장 없어도 되는 것들은 빼놓으라 했다.
 

 깨끗한 물건들로만 챙긴 다음  돗자리와 공부상을 챙겨 녹색장터에 가지고 나갔다. 내겐 필요없는 것이지만 그 물건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고  요긴하게 쓰인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했고, 또한 아이들에게도 돈의 소중함과 물건의 가치를 깨우쳐 주고 자원절약 실천의 좋은 교육이 될 것 같았다.

 아이들은 이미 학교 알뜰시장을 경험해 본 터라 팔 것보다는 새로 살 것에 더 신이 나 있는 게 틀림없었지만 가지고 간 물건을 열심히 팔아서 돈 버는 기쁨도 느껴보고, 팔겠다고 가져간 것이 별로 인기가 없을 때에는 100원 버는 것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뙤약볕에 맺힌 땀방울 만큼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
 

 몇 번을 참여하고 보니 이제는 제법 물건 보는 눈이 생겼는지 닥치는대로 사기만 하던 아들이 한 가게를 다섯번이나 갔다 왔다를 반복하며 망설이기에 도대체 뭔데 이렇게 뜸을 들이나 쫓아가보니 500원짜리 지우개연필 세트인 것이었다. 아마도 갖고는 싶지만 집에 가져가 또 짐만 되는 건 아닌지 잠깐이나마 고민을 한 것이라 생각하니 기특한 생각이 들었다.
 

▲ 삼삼한 토요일! 매달 '셋'째주 토요일, '세'시간 동안 열리는 장터라서 '삼삼토'라 불린다

 삼삼토 녹색장터엔 누구든지 나에게 필요없는 물건들을 가지고 나와 교환, 판매를 하거나 반대로 필요한 물건이 있다면 구매도 가능하고 또한 최종 수익금의 일부를 좋은 곳에 기부도 하니 정말 유익한 행사임에 틀림없다. 보통은 학용품, 작아진 옷, 책들이 주류를 이루고 가끔 지역사장님들의 새제품도 저렴히 구매가 가능하지만 좀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서 더 다양한 물건들을 구경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6월과 10월에는 육아용품 플리마켓 부스 운영으로 더 많은 볼거리가 제공된다니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박미경 주부(무실동)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