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마켓에서 시작해 지금의 생생마켓, 토닥마켓 같은 프리마켓의 형태를 갖추기까지 10년이 걸렸다.
 

 프리마켓 시작은 10년 전 토닥토닥원주맘 엄마들의 정기모임에서였다. 정모를 참석했던 엄마들이 밥만 먹고 헤어지지말고 작은 플리마켓을 열어보자고 제안했다. (사실 그당시에는 이렇게 세련된 이름은 아니었다) 정모가 끝나고 근처 공원에서 돗자리를 펴고 각자 집에서 가져온 아이들의 옷, 신발, 장난감 등을 꺼냈다. 판매가 되지않는 것은 필요한 사람끼리 바꾸기도 했고, 기부를 하기도 했다.
 

 그렇게 몇년동안 여러차례 진행되고 참가하는 사람도 구경하는 사람도 늘어날 때쯤 접근성이 좋고 주차가 편리한 곳을 찾다보니 지금의 보물섬공원자리에서 마켓을 열게 되었다. 사전에 원주시에 문의했을 때 공원은 상행위가 금지되어 있으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이는 것까지 제지하지는 못한다고 했다. 민원만 들어오지 않게 조용히 진행해달라고.
 

 하지만 행사당일 공원 관리직원이 우리 행사를 제지하며 철수하라고 했고, 상황 설명을 했으나 무조건 철수하라는 직원의 막무가내식 태도에 눈물이 찔끔 났다. 셀러들이 거들며 상황은 종료되었고, 행사는 무사히 마칠 수 있었지만 그 이후 우리는 유료로 장소를 대관해 사용하게 되었다. 시민들을 위해 만들어진 공원을 시민들이 사용할 수 없다니…. 모순적이었지만 받아들였어야 했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사정이 많이 나아졌다. 우리 토닥토닥맘협동조합에서 운영중인 생생마켓, 토닥마켓. 미로예술시장은 매달 둘째주 금·토요일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와 함께 원주시보건소 지하 1층에서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이들 마켓 또한 시작은 순탄하지 않았다. 보건소 지하에서 열리다보니 위생과에서 점검 나오기를 여러 번, 심지어 마켓에 계속 참가할 경우 영업정지가 될 수 있다며 업체에 찾아가 점검하는 바람에 더 이상 셀러로 참여를 못하겠다고 하는 업체까지 생겼다. 보건소에 여러 번 대안책을 문의했지만 행사 기획자에게 물어보라는 말과 대책은 그쪽에서 마련해야 한다는 말뿐 프리마켓 참여가 가능한 어떠한 조건도 제시하지 않았다. 행사 기획자인 내가 문의했는 데도 말이다.
 

 2016년 12월 제주도의회는 플리마켓을 포함한 도민문화시장을 육성하기 위해 법적 지원 근거를 담은 조례를 통과시켰다. 제주도에서는 프리마켓 또한 임시시장으로 개인 창작품(천연, 수공예품), 사회적경제 조직이 생산한 제품, 공정무역 상품, 중고품 등과 함께 '제주에서 생산된 농·수·축산물과 이를 가공·조리한 식품' 판매가 가능하다.
 

 당장 점포를 낼 수 없는 수공예작가들에게는 작품을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시장 반응을 볼 수 있는 장이 되기도 하며, 엄마들에게는 아이들 간식값이라도 벌어볼까 참여하다 점포를 오픈하는 창업의 시작점이 되기도 한다. 이외에도 프리마켓은 판로 확대,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으로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제주도의 벨롱장, 양평의 문호리 리버마켓 등 타지역의 프리마켓은 젊은이들의 관광코스로 급부상 중이며, 특히 문호리 리버마켓은 양평군에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농부 몇명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마켓인데, 시에서는 이를 규제하기보다는 관심과 지원을 통해 관광상품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원주에서도 수공예작가들과 지역청년들이 모여 만드는 작은 프리마켓들이 여럿 있다. 이 마켓을 규제하고 단속하기보다는 적절한 대안책 마련을 통해 개발하여 관광상품으로 만드는 것은 어떨까?

조미화 토닥토닥맘협동조합 이사장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