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대위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상생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태장2동 옛 1군사령부 반환 논의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1군사령부 이전부지 환원을 위한 원주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가 국방부 입장을 조건부로 수용하기로 한 것이다. 범대위는 1군사령부가 65년간 태장2동에 주둔함으로 인해 주변 지역 개발이 원천 봉쇄된 보상 차원에서 옛 1군사령부 터를 원주시민에게 환원하라고 국방부에 요구해왔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범대위에 보낸 회신에서 환원 대신 3가지 보상안을 제시했다. 첫째, 옛 1군사령부 북측 부지를 원주시 시유지와 교환해 시민이 활용할 수 있도록 부대 경계와 임무를 조정한다는 것이다. 옛 1군사령부 북측 부지는 원주IC 앞에 있다.

둘째, 태장동 옛 국군병원 터를 시민을 위한 공원, 체육시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는 내용이다. 원주시는 국군병원 터가 무상 제공되면 300억 원을 투입해 ‘군사평화 어울림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셋째, 옛 1군사령부 내에 있는 근대건축물인 역사관을 역사, 문화, 교육 등의 용도로 제한해 개방하는 방안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국방부는 “앞으로 지역사회 발전과 원주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민, 관, 군이 상생 할 수 있는 방안을 원주시와 공동으로 협력해 마련해 나가겠다”고 회신에 적었다.

범대위와 시민들이 규탄대회를 비롯해 국방부 상경 집회, 천막농성, 1인시위, 서명운동을 통해 전방위적으로 국방부를 압박한 데 따른 회신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이 같은 국방부 입장은 범대위 요구와 온도 차가 크다. 그럼에도 범대위는 지난 18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부 입장을 1차적으로 수용한다고 발표했다.

1차적 수용은 조건부를 의미한다. 옛 1군사령부 터를 무상 반환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장기화를 우려해 우선 실리를 챙기자는 것이다. 또한 국방부에 2가지를 요구했다. 우선 조속한 시일 내에 간담회 개최를 제안했다. 간담회에서 국방부 입장을 듣는 한편 범대위, 태장2동 주민대책위원회, 지역주민의 의사를 전달하겠다는 취지다.

두 번째 요구는 범대위, 원주시, 국방부가 참여하는 민·관·군 상생협의체를 구성하자는 것이다. 상생협의체를 통해 옛 1군사령부 터의 환원 및 부대 재배치 문제를 논의하고, 대안을 찾는 한편 중장기 발전방안을 모색하자는 요구이다. 범대위 관계자는 “단기간에 옛 1군사령부 터를 반환받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상생협의체를 통해 실현방안을 구체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범대위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이 같은 입장을 정리해 청와대와 국방부에 발송했다. 한편 옛 1군사령부 터의 환원에 대해 지금까지 5만 명 넘는 시민이 서명을 통해 지지했으며, 서명운동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