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는 중앙시장부터 가톨릭센터까지 원도심 일대 근·현대 역사문화자원을 보존하는 한편 이를 활용해 지역재생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사진은 1970~80년대 원주 문화의 중심이었던 가톨릭센터 앞.

현장실사·종합평가 거쳐 8월 최종 발표
건물 소유주 동의 지역 주민 참여 관건

원주시가 문화재청 '근대문화역사공간 재생 활성화' 사업 1차 관문을 넘어섰다. 문화재청은 지난 15일 1차 서류심사를 통해 공모사업에 응모한 전국 지자체 중 원주를 비롯해 부산 남구, 인천 중구, 충북 괴산, 충남 논산, 전북 익산, 경북 경주와 영덕, 경남 통영 등 9곳을 최종 평가 대상으로 선정, 각 지자체에 통보했다.

이에따라 중앙시장부터 가톨릭센터까지 원도심 일대를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 조성, 근·현대 역사문화자원을 보존하는 한편 이를 활용해 지역재생을 활성화하려는 원주시의 계획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특히 최종 평가대상에 오른 9개 지자체 중 원주와 충북 괴산을 제외한 7개 지자체가 서류심사 과정에서 영역 확장, 개별 건물 가치 발굴, 사업 취지에 대한 인식 재검토 등 보완을 요구받은 것으로 전해져 원주시의 최종 선정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원주시가 제출한 조성 계획에 문화재청의 보완 요구가 없다는 것은 소위 '거리'가 되지 않거나 사업계획이 완벽하거나 둘 중 하나일 텐데, '거리'가 되지 않는 사업을 굳이 최종 평가대상에 포함시킬 이유가 있겠느냐?"고 반문하고, "원주시의 계획이 역사성과 지역 정체성을 제대로 반영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되면 원주시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국비 50%를 포함해 250억 원을 투입, 중앙시장∼문화의거리∼평원로∼가톨릭센터 구간에 48만7천660㎡ 규모로 '전쟁의 폐허 속에서 피어난 정의·평화·생명의 거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등록 문화재 보수, 도로망 역사경관 회복, 근현대도시역사관 조성, 지붕 없는 박물관 사업, 게스트하우스 건립 등 13개 사업이 추진된다.

원주역사박물관 박종수 관장은 "중앙시장부터 가톨릭센터까지 원도심 일대가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 활성화 사업에 선정되면 개별 건축 문화재 중심의 점(點) 단위 보존관리에서 벗어난 입체적·복합적 관리가 가능해진다"며 "또한 원형 보존에 무게를 둔 지정 문화재와는 달리 등록 문화재는 최소한의 규제 내에서 변형과 개조도 가능해 근대건축물을 핵심 콘텐츠로 한 도시재생 사업도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현장실사와 종합평가 등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원주시가 최종 선정되기 위해서는 주민 설득이 관건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조성계획에 포함된 건축물 소유주와 인근 주민들의 동의와 참여가 사업 선정에 필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에 원주시와 함께 최종 평가대상에 오른 부산 남구 등은 지난해 시범사업에 응모했지만 전북 군산, 전남 목포, 경북 영주에 밀려 올해 재도전에 나섰다. 당시 건물 소유주 다수가 문화재 등록에 반대한다는 것이 사업 선정에서 제외된 이유였다. 때문에 각 지자체들도 사업지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주민 관심과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편 문화재청은 1차 서류심사를 통과한 각 지자체를 대상으로 5월 중 현장 실사를 실시하고 종합평가 등을 거쳐 오는 8월 5곳 이상을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