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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닭 150마리 키우는 고등학생

영서고 동물자원과 고석원 군...미용·부화·개량 등 직접 관리 박수희 기자l승인2019.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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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상닭 30여 종 150마리를 키우는 고석원 군.

낯설지만 개성 가득한 외모를 가진 관상닭 150여 마리와 사랑에 빠진 소년이 있다. 아랫볏 대신 수북한 턱수염을 기르거나, 부츠를 신은 듯 깃털로 덮힌 발, 닭싸움에 유리하도록 긴 다리를 가진 투계, 실크를 두른 듯 윤기가 흐르는 깃털과 신장이 70㎝에 이르는 가장 큰 덩치를 가진 닭까지. 식용으로만 생각했던 닭들의 화려한 자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해외에서는 관상닭을 반려동물로 많이 키우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중년 남성들이 취미로 키우는 정도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이들 중 영서고 동물자원과 2학년에 재학 중인 고석원 군은 자칭 최연소 관상닭 기르기 취미를 즐기고 있다.

고 군이 처음 닭을 기르기 시작한 건 초등학교 4학년 무렵 원주 황골로 이사를 오면서부터다. 또래 친구 하나 없는 시골생활을 외로워하던 아들을 위해 아버지가 장날 닭과 토끼, 강아지를 사왔다. 그 중 유독 백봉오골계에 애정을 쏟았던 고 군은 아픈 닭을 치료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던 중 관상닭에 대해 접했다.

식용으로만 생각했던 토종닭들과 달리, 해외의 화려한 깃털과 각양각색의 크기를 자랑하는 닭의 외모가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처음으로 분양받았던 닭은 황갈색의 보드라운 솜털이 특징인 '버프 실키'였다. 이후 인도, 일본, 미국, 중국, 말레이시아,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등 원산지도 다양한 30여 종의 관상닭이 앞마당을 가득 매웠다.

황골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고 군의 집 앞마당은 아버지가 직접 제작한 닭장마다 다양한 닭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일본의 싸움닭 '샤모',최고의 육질을 가진 프랑스 '맛닭', 멋진 골격과 깃털을 가진 '라이트 브라마', 한 쌍에 250만원에 달하는 최고의 몸값을 자랑했던 '실버레이스드 오핑턴' 등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생김새와는 전혀 다른 화려한 닭들이 모여있다.

일부 값비싼 종들은 부모님의 도움을 받았으나 대부분은 고 군이 직접 모은 용돈으로 달걀을 구매해 직접 부화시켜 키운 닭들이다. 고 군은 닭 부화는 물론, 치료와 미용, 품종 개량까지 직접 담당한다. 또한, 다양한 종들의 특징과 원산지, 사육 정보에 대해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갖고 있다. 모든 정보는 인터넷 친목카페를 통해 스스로 공부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관상닭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아 해외 자료를 독학하기 위해 영어 공부도 꾸준히 하고 있다.

지난 7년 간 관상닭에 대해 공부하다보니 이젠 카페에서도 그에게 정보를 구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회원 정기모임에서 총무를 맡을 정도로 그의 지식과 경험이 인정받고 있다. 키우는 닭들이 많이 늘어나면서 학업과 병행하며 닭을 키우는 것이 힘들 때도 있다. 매일 닭 모이와 물을 갈아주는 데만 1시간이 넘게 걸리고, 하루 한 판 가량의 달걀을 수거하는 일도 쉽지 않다. 하지만 미래를 생각해 농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한 만큼 그의 목표는 뚜렷하다.

고 군은 "학교를 다니면서 가금류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공부해 오색란을 판매하는 유정란 사업을 꿈꾼다"며 관상닭을 키우는 취미가 은퇴 직장인들의 취미가 아닌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많이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관상닭을 만나기 위해서라면 전국 어디든 달려가겠다는 어린 축산농의 미래가 기대된다.


박수희 기자  nmpry@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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