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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 3년 성과와 과제

시민 중심 논의구조 창의문화도시 거버넌스 구축 김민호 기자l승인2019.03.25l수정2019.03.2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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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책여행센터 이담에서 그림책 교육과정을 수료한 시민들은 이담을 찾는 어린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노란 앞치마'로 활동하고 있다.

'원주 문화특화지역(문화도시) 조성사업'이 올해 4년차를 맞았다.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은 지역문화진흥법 상 문화도시 지정 준비를 위한 예비단계로 문화체육관광부 정책사업이다. 원주는 지난해 12월 법정 문화도시 지정을 위한 예비도시로 선정되면서 도시문화생태계 기반 구축의 중간 단계에 이르렀다. 시민 주도의 자생적 지역문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기반 조성에 매진해 온 지난 3년을 되돌아본다.

잘 살고 싶은 우리 '라이프스타일 인 원주'
원주는 민주화 운동의 성지로 활력 있는 시민활동이 펼쳐지는 도시다. 협동조합 운동의 메카로 공유경제를 꿈꾸는 도시, 치악산이 주는 자연의 가르침을 통해 좁쌀 한 알의 생명도 존중하는 마음가짐을 배우는 도시이다.

원주시민들이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품기 시작했다. 13개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한 '혁신도시', 디지털 헬스케어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도시', 6개의 대학을 중심으로 한 '청년도시'로 도시의 정체성에 대한 새로운 갈망이 일어나고 있다. 변화와 성장이 일상인 도시 원주에서 '잘 살고 싶은' 시민들이 다양한 문화 활동을 통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원주만의 스타일의 문화도시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2018년 세대문화교류사업으로 진행한 '딴짓하는 주부'도 그 중 하나이다. 참가자들은 작가와 교육전문가들의 강의를 듣고 자신의 내면을 찾는 교육연극 워크숍에 참여했다. 워크숍 후에는 2~4명씩 팀을 이뤄 자신의 일상을 연구하는 '당사자 연구활동'이 이어졌다. 엄마로, 아내로, 며느리로 불려 온 이름을 떼고 오롯이 '나'로 돌아가 자신의 일상을 디자인하는 시간이었다. 전직 무용가이자 현직 주부인 김숙 씨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보람이 있었고, 나 자신에게도 수고했다고 칭찬해 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원주시민집담회 '욕구불만 뒷담화'에는 10회에 걸쳐 288명이 참여했다. 취미, 거주, 직장, 노후, 육아 등 '원주살이'에 대한 다양한 욕구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여전히 해결의 열쇠는 각자의 손에 쥐어지지 않았지만 참가자들은 "우리에게 필요한 레퍼토리는 무엇인지 숨겨진 욕구를 가늠해보는 자리가 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그렇게 채집된 목소리들은 지난해 788명이 참여한 '원주시민 라이프스타일 설문조사' 결과와 함께 원주를 살아가는 라이프스타일을 찾아가는 기초 여정이 됐다.

'시민취향주간 일상과 딴짓'을 통해 3년 동안 이어진 시민들의 이야기는 지난해 12월 일산동 협동조합광장과 따뚜공연장 내 그림책여행센터 이담에서 펼쳐진 3일간의 시민축제로 이어졌다. 원주시민집담회의 피날레 '취향집담회', 취향고수들의 원데이 프로그램 '취향채집', 가치로운 활동을 사고팔았던 '취향마켓' 등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허물어진 말 그대로 시민이 만들어가는 창의문화도시의 작은 여정이었다.

 

▲ 공유테이블 교집합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들이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원주공유테이블 교집합…문화 거버넌스 기초 확립
3년차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의 가장 큰 성과를 꼽으라면 사람과 과정을 중시하는 문화도시 관점에서 거버넌스의 실체가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12차에 걸쳐 진행된 원주공유테이블 교집합을 통해 시민 중심의 논의구조가 만들어졌고, 시민들은 논의부터 결정, 실행까지의 단계를 경험했다. 시민들의 이런 경험은 창의문화도시 거버넌스 체계를 만들어가는 소중한 밑거름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거버넌스형 지역문화 협치 시스템이 형성되기까지는 다양한 형태의 문화도시 네트워크 사업의 실행이 그 기반이 됐다. 창의문화포럼 '시민이 만들어가는 창의문화도시', 세대문화포럼 '중년, 놀이를 찾을텐가', 청년창의포럼 '설래발', 원주시민 100인 원탁회의, 그림책 활동가 경험공유회, 원주그림책포럼, 도시문화 아카데미 등이 그 것이다.

문화도시사무국 권가영 씨는 "다양한 네트워크 사업을 통해 10만 명 이상의 원주시민이 문화도시를 접하고, 이 속에서 원주스타일의 협치 시스템을 찾아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 참여로 문화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 경계 허물어
그림책 문화활동, 원주 대표 문화콘텐츠로 자리 매김

 

지역문화콘텐츠로 자리매김한 그림책
한 시민의 작은 문화적 실천으로 시작된 그림책 문화활동은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콘텐츠로, 시민들의 문화 활동으로 굳건히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다.

2016년 문을 연 그림책여행센터 '이담'은 원주그림책문화학교 수료생 238명을 배출하며 그림책 활동가들의 커뮤니티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그림책놀이 프로그램 역시 시민이 기획하고 시민이 즐기는 커리큘럼 비중이 늘어나면서 시민 문화 활동의 주 무대가 되고 있다.

'원주그림책시즌제'는 지난해까지 시즌3를 거치면서 지역문화콘텐츠에 기반한 시민활동 프로세스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특히 옛 원주여고 진달래관을 중심으로 시민도슨트 활동, 시민그림책갤러리1.8, 그림책 플리마켓 등 시민주도형, 시민기획형 프로젝트를 다양하게 선보였다. 버려져 있던 공간이었지만 시민들의 손으로 문화적 공간재생이 시도되면서 그 의미와 가치도 재조명되고 있다.

원주그림책문화학교를 수료하고, 시민그림책갤러리1.8 시민큐레이터로 참여한 조용숙 씨는 "그림책을 만난 후 세상을 다른 방법으로 바라볼 수 있음을 알게 됐고, 지지해주는 친구를 얻었다"며 그림책 연대의 힘을 강조했다. 어느새 그림책은 원주시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삶의 변화를 이끄는 지역문화콘텐츠로 자리잡고 있다. 

 

▲ 그림책 여행센터 이담에서 진행한 가족 그림책 워크숍.

시민이 만들어가는 창의문화도시 원주
문화도시사무국은 3년간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을 운영하며 시민들과 함께 원주 문화도시의 비전체계를 구축해 왔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제1차 법정 문화도시 예비지정 심사를 통과해 문화도시 예비도시로서 2019년 한 해 동안 예비사업을 진행한다.

올해는 사람중심, 과정중심의 지속가능한 문화도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창의문화도시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민주도형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원주시와 문화도시사무국에 따르면 4월 출범하는 창의문화도시지원센터가 앞으로 문화도시사업 추진 및 도시문화 활성화, 지역문화진흥 관련 도시문화 업무를 총괄한다. 관련 기구 간 조정 기능을 담당할 별도의 행정협의체도 설치, 운영된다.

대외 인지도가 낮다는 내부 평가에 따라 시민이 주도하는 창의문화도시 브랜드 구축을 위해 원주 문화도시 비전체계에 따른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대학생들로 구성된 홍보 서포터즈를 운영, 저변 확대를 모색할 방침이다. 특히 지역 내 6개 대학에 재학 중인 청년층에 초점을 맞춰 세대문화교류사업 및 시민취향주간 운영으로 원주를 제대로 알고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집중 운영할 예정이다.   

지난해 심의과정에서 원주를 찾은 현장실사단은 "문화도시 원주가 5년 후에도 지속 가능할지 지역 담론을 토대로 정리된 내용이 있으면 답해달라'는 질문을 했었다. 이에 대해 제현수 원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은 "시민이 이제 문화를 이야기하게 된 것이 원주의 가장 큰 변화"라고 말했다.

원주시민들이 이제 문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이 이야기가 넓고, 깊게 퍼져 문화와 도시발전의 지속가능한 공진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것이다. 원주 문화를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민들이 훨씬 더 많아지고 시민 한 명 한 명의 삶이 존중받는 36만5천개의 문화도시로 가는 길을 다양하게 넓힌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문화도시사무국 김선애 팀장은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우리들의 이야기는 지속가능해야 하고, 그 과정 속에서 시민 각자의 삶이 꽃피고, 협동하며 성장하는 지역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면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원주가 문화적으로 건강한 삶의 터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호 기자  hana0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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