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동코아백화점은 1995년 건축허가를 받아 1998년 공사가 중단됐다. 지난해 국토부로부터 공사중단 장기방치 건축물 정비 선도사업에 선정됐지만 좀처럼 진척이 나지 않고 있다.

명륜2동 영동코아백화점 정비사업이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해관계자 갈등으로 공사 진척이 전혀 없기 때문. 게다가 문제 해결을 시도했던 토지주가 사망해 더 꼬이는 모양새다. 20년 넘게 건물이 방치돼 안전문제도 심각한 상황이어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영동코아백화점은 1천959㎡ 대지에 지하5층· 지상8층 규모로 설계됐다. 1995년 건축허가를 받은 후 공사가 진행됐지만 자금난으로 1998년 공사가 중단됐다. 당시 공정률은 95%. 이후 공사가 진행되지 못해 도심 속 흉물로 전락했다.

지난해 국토부로부터 '공사중단 장기방치 건축물 정비 선도사업'(이하 선도사업)에 선정돼 진척을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최근 토지주가 사망하면서 원주시, LH 관계자 등이 참석하는 정비사업 모임도 소집되지 못하고 있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안전문제이다. 건축물이 20년 이상 장기 방치되면서 주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하층 내력벽 일부는 붕괴 된지 오래고 콘크리트 철근은 상당수 노출되어 있다. 백화점 인근엔 상가와 주택이 밀접해 건물 붕괴 시 인명 피해 가능성이 크다.

▲ 영동코아백화점은 1층 내력벽 일부가 붕괴되고 철근이 이탈하는 등 안전문제가 심각하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원주시 관계자는 "영동코아백화점은 구조물 등급 C등급으로 보완이 필요한 상태"라며 "안전 문제가 항상 뒤따라 시에서도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원주시는 영동코아백화점이 리모델링조차 불가해 모든 구조물을 완전히 철거해야 안전이 확보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편, 선도사업 선정 후 LH가 건축물 이해관계자와 3차례 만나 해법을 모색했지만 아직 뚜렷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호 도의원은 "LH가 여러 이해관계자를 만나 철거사업에 뭐가 필요한지 파악하고 있다"며 "하지만 언제 결론이 도출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LH가 건물을 구입해주길 바라고 있다. 시행사 부도로 임차인들이 쫓겨날 처지에 있는 건물을 공사 측이 사들인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 인근 주민 김모 씨(68)는 "강한 바람이라도 불면 건축 자재가 민가로 떨어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가 국민 안전을 최우선 국정 철학으로 정했으니 조속한 시일 내에 속 시원히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