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높이고 불량률 낮추는데…

호저면에 위치한 단정바이오는 화장품이나 식품, 의약품 원료로 쓰이는 천연물질을 연구·개발해 기업에 납품하고 있다. 관련 물품만 3천여 종에 달하는데 2017년까지는 사람이 일일이 이를 관리했다. 하지만 정부의 스마트공장 보급사업으로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사람의 수고를 덜게 됐다. 

ERP란 기업 내 생산, 물류, 재무, 회계, 영업과 구매 재고 등 경영활동 프로세스를 통합적으로 연계해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기업에서 발생하는 정보들을 서로 공유하고, 새로운 정보의 생성과 빠른 의사결정을 돕는다. 

단정바이오는 이 시스템을 구축한 뒤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관리적 불량률을 거의 제로화 할 수 있었다. 이는 생산성 효율로 이어져 매출 상승효과까지 발생했다. 

▲ 스마트공장 시스템을 통해 현장 상황을 모니터링 하는 모습. 원주에선 33개 업체가 스마트공장 시스템을 도입했다. (사진제공: 민관합동 스마트공장추진단)

스마트공장 도입하니… 생산 30.0%↑, 불량 43.5%↓ 원가 15.9%↓, 납기 15.5%↓

스마트공장 시스템 도입이 기업생산성 제고에 도움이 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스마트공장 도입 기업의 경우 생산성 30%↑, 불량률 43.5%↓, 원가 15.9%↓, 납기 15.5%↓ 등이 향상되고 산업재해도 22%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당 고용도 평균 2.2명 증가했다. 정부는 지난해까지 전국 7천903개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했다. 하지만 도내 도입률은 미미한 수준이다. 강원지방중소벤처기업청에 따르면 2014년 이후 도내에는 총 76개 스마트공장이 지원됐다.

원주가 33개로 가장 많고, 춘천, 횡성, 홍천, 동해, 강릉, 평창 순이다. 대부분 기초단계의 스마트공장이 구축됐는데 시스템별로는 생산관리시스템(MES) 49개,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 11개, 기타 순으로 설치됐다. 

영세기업 부담, 신청 기피…원주, 산업경쟁력 저하 우려 

스마트공장 도입률이 저조한 것은 지역에 영세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스마트공장 도입사업은 정부가 50% 지원하고, 기업이 50%를 자부담한다. 최대 5천만 원의 자부담을 내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불경기 상황에서 부담을 느끼는 기업이 많다.

기업 자체에서도 수십 년간 운영한 시스템을 고집하다보니 스마트공장 도입이 도내에서는 소극적이다. 이렇다 보니 강원도나 지자체가 적극 나서 스마트공장 도입을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원주 자동차부품 업체 관계자는 "김해만 해도 올해 150개의 스마트공장 지원에 나서고 있다"며 "자동차부품 등 지역 특화산업 침체가 눈에 띄는 만큼 스마트공장 보급에 정부는 물론 지자체도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 스마트공장 개념도

김해시, 올해만 150곳 지원…타 도시, 앞다퉈 지원 강화

경남지역에선 11개 시·군이 지방비를 20% 추가 지원함으로써 기업부담률을 50%에서 30%로 낮출 계획이다. 강원연구원 관계자는 "타 도시의 기업은 생산비 절감 효과를 체감하고 있어 스마트공장 도입을 늘리는 추세"라며 "강원도나 원주시가 경영지원자금 항목에 스마트공장 구축을 위한 시설비를 편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2천600억 원을 투입해 스마트공장 도입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강원지역 목표는 37개로 34억4천만 원이 지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공장 도입 신청하세요" 정부 올해 3천428억 원 투입

올해 스마트공장 보급 사업에 총 3천428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1천330억 원 대비 2.6배 늘어난 금액이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홍종학, 이하 '중기부')는 '2019년 ICT융합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사업'을 지난 13일 공고하며 이같이 밝혔다.

주요 사업으로는 ▷스마트공장 구축 및 고도화 ▷로봇활용 제조혁신 지원 ▷스마트 마이스터 ▷스마트화 역량강화 ▷스마트화 수준확인 등이다. 이번에 공고한 2019년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사업'은 작년 관계부처 합동으로 제조업 전반의 혁신을 이끌기 위해 발표한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혁신 전략을 구체화한 것이다.

스마트공장은 제조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지능형 공장으로 4차 산업혁명시대 제조혁신의 필수 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쟁에 참여하려면 불량률 감소를 통한 경쟁력 향상이 필수요소인데 스마트공장이 이에 대한 해법으로 인식되고 있다. ▷문의: 260-1641(강원지방중소벤처기업청)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