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은 국민을 위해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제공하는 사람입니다.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이지만 우리들의 처우나 보상은 아직도 미약하기만 합니다. 농업인 수고에 대한 적절한 보상 체계를 마련하자는 논의는 수십 년간 반복되어 왔지만 현실에서는 아직도 법안 하나 마련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복지예산만 확보하고 농업 예산은 증액될 기미도 없어 농민들의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아마도 농촌 인구가 많지 않고 예산을 투입해도 효과가 적기 때문일 것입니다. 겉으로는 농업·농촌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다면서도 농업 정책을 들여다보면 그만한 애정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정부가 매년 복지예산에 엄청난 세금을 쏟아 붓고, 사회 간접 자본 또한 증액하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농촌이 아닌 도시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나만 살자고 하는 이기주의가 아닌 농업인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바라는 것뿐입니다. 국민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업경제를 보다 튼튼하게 하고 오래 지속시키고자 하는 것인데 우리 목소리에는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지금이야말로 우리 농업과 농촌에 관심을 갖고 적극 투자해야 할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생각합니다. 농업 현실이 가장 어둡다는 것은 농업인들이 가장 도움을 필요로 하는 시기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때 대규모 투자가 일어난다면 그만큼 농업인들이 체감하는 효과도 클 것입니다. 농업인이 먹거리를 안전하게 생산하면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정책적 배려와 사회적 관심이 선행된다면 농촌이야말로 신명나는 일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선적으로 농업인들이 필요한 것은 소형 농기계 확대 보급, 퇴비 무상보급 등의 정책입니다. 농기계 값, 농약, 농자재, 인건비는 해마다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농산물 가격은 수년째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습니다. 농기계 구입보조금을 50%에서 80%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해 20~30대 젊은 사람들이 구직을 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농촌에서는 일손이 부족하고 젊은 사람들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노동시간, 노동강도, 노동여건에 비해 보수가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중소기업 일자리 창출에 힘쓰는 것처럼 농촌 일자리 창출을 위해 구직자의 기대에 부응하는 여건 조성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는 다면 국가적 과제인 실업률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농촌 일자리는 대부분이 비정규직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것처럼 농촌 현장에서도 인력을 고용할 때 정부가 지원을 해준다면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입니다. 농심이 천심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농촌의 소리에 귀 기울여 주시고 복지 농촌, 살만한 농촌을 만드는데 협조를 당부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김철수 한국농업경영인 원주시연합회장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