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원로에 있는 아카데미극장.

원주에서 마지막 남은 아날로그 극장인 아카데미극장을 등록문화재로 지정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원주시는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 활성화 사업’을 통해 아카데미극장 보존을 추진하기로 했다.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 활성화는 문화재청에서 시행하는 사업이다. 근·현대 역사문화자원을 적극 보존하는 한편 이를 활용해 지역재생을 활성화하는 사업이다. 시간의 흔적과 기억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역사적 상징공간을 과거-현대-미래가 공존하는 지역재생의 핵심 축으로 만드는 것이다.

등록문화재 관리체계를 선(線), 면(面) 단위로 확장해 활용을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종전 등록문화재와 차별화된다. 문화재청은 올해 영주, 군산, 목포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손혜원 국회의원의 목포 창성장 여관 일대가 등록문화재 관리체계를 면 단위로 확장한 사례이다.

문화재청은 내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매년 5∼10개소를 선정하기로 했으며, 오는 3월 말까지 신청을 접수받는다. 사업대상은 근·현대에 형성됐고, 50년 이상 경과한 거리나 마을지구다. 선정되면 매년 20억∼50억 원의 국비가 5년간 지원돼 최대 250억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원주시는 중앙시장∼문화의거리∼평원로∼가톨릭센터 구간을 응모하기로 했다. 이 구간은 조선시대, 일제강점기를 거쳐 70∼80년대 민주화운동 및 문화활동의 거점이 됐다. 조선시대 공간적 특징은 강원감영과 추월대가 남아있고, 일제강점기 흔적은 중앙로와 구조선식산은행 원주지점이 있다.

70∼80년대 민주화운동 및 문화활동 거점으로는 가톨릭센터, 아카데미극장, 원동성당 등을 들 수 있다. 시대별 역사가 한 곳에 응축돼 있다. 게다가 사적 제439호인 강원감영을 비롯해 원동성당, 구조선식산은행 원주지점, 원주기독교의료선교사택, 원주역 급수탑은 등록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또한 원주시는 아카데미극장, 가톨릭센터, 금성호텔 등을 등록문화재로 지정, 원형을 보존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근·현대를 아우르는 건축 문화유산으로써 원형을 보존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원주의 마지막 남은 아날로그 극장인 아카데미극장을 보존해야 한다는 여론이 제기돼 왔다”면서 “공모에 선정되면 등록문화재로 지정해 원형을 보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공모에 선정되면 국토교통부에서 시행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 심사에서 가점이 부여된다. 올 하반기 중앙동을 응모할 예정인 원주시에서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 활성화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이유다. 문화재청은 서면심사, 현장실사를 거쳐 오는 8월 대상지를 선정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