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포기 시 원주시 수백억 원 부지 매입

부동산 경기 침체가 원주시 주요 시책 사업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원주시가 추진하는 민자공원 조성사업이 자칫 중단될 수 있기 때문. 최악의 경우 원주시가 수백억 원을 들여 공원 부지를 사야만 하는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

민간공원 조성사업은 2020년 7월 도시계획시설 일몰제 시행에 대비해 원주시가 추진하고 있다.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을 민간자본으로 조성해 녹지축을 보전하고 각종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게 골자다. 민간 사업자는 공원 조성 후 이를 기부채납 해 원주시 입장에서는 큰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이 사업은 부동산 경기가 호황일 때만 추진할 수 있다. 민간사업자는 전체 부지의 70~80%를 공원으로 개발하고, 나머지 면적에 공동주택을 지어 사업성을 확보해야 한다.

지금처럼 미분양 아파트가 많은 상황에서는 자칫 수천억 원의 손실을 떠안을 수 있어 사업자 입장에선 부담이 크다.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곳은 단구공원과 단계공원이다.

원주시는 민간공원 조성사업으로 중앙공원 1·2구역, 단계공원, 단구공원을 개발하고 있다. 중앙공원 1구역은 토지보상이 완료돼 사업자 이탈 가능성이 적고, 중앙공원 2구역은 LH가 추진해 중단될 가능성이 낮다.

하지만 단계공원과 단구공원은 순수 민간자본이 투입돼 사업 중단 우려가 큰 편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단구공원은 (주)한양 컨소시엄이, 단계공원은 (주)두산 컨소시엄이 추진 중"이라며 "단구와 단계공원 사업자 모두 사업성을 재검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구·단계공원은 공원조성에 대한 전략환경평가까지 끝마친 상태다. 그러나 사업성 재검토에 들어가면서 다음단계인 도시계획심의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원주시는 오는 3월까지 민간사업자의 사업 추진 여부 결정을 기다리기로 했다.

만약 사업포기를 선언할 경우 자체 자금을 확보해 부지 매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사업자가 예상한 공원조성 사업비는 단구공원 345억 원, 단계공원 366억 원에 이른다. 원주시가 부지매입비만 최소 수백억 원을 쏟아 부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중앙공원 1구역 내 공동주택 분양 결과를 보고 단구·단계공원 민간사업자가 사업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앙공원 1구역은 IPC원주PFV(주)가 추진하며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비공원시설엔 공동주택 2천657세대를 건립할 예정이다.

만약 분양에 성공할 경우 단구·단계공원에 조성하는 공동주택의 미분양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이 아파트는 도심 속 공원을 끼고 있어 청약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분양에 성공하면 인근 단구·단계공원에 조성할 민간아파트는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