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남동공단서 적재된 정체불명 폐기물이 지난 21일 원주에서 하역되다 환경당국에 적발됐다. (사진제공: 민주노총 원주지역지부)

민주노총 신고…환경청 성분분석 착수

정체불명의 폐기물이 허가 없이 원주에서 하역되다 환경당국에 적발됐다. 해당 폐기물은 화물차로 실려 하루 이틀 원주를 배회하다 충북 음성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9일 인천 남동공단의 한 창고에서 화물차 40대 분량의 폐기물이 적재됐다. 이 폐기물은 충북 음성으로 향하다 음성군청의 제지로 원주로 방향을 틀었다.

30대가 원주로 향했고 지난 21일 밤11시30분 경 소초면 둔둔리 한 창고에서 하역을 진행했다. 이를 확인한 민주노총 원주지역지부는 현장에서 경찰에 신고했고 원주시, 원주지방환경청 등 환경당국도 현장에 도착했다.

정인탁 민주노총 원주지역지부장은 "화물차 두 대가 하역을 완료했고 나머지 십여 대가 하역을 준비 중이었다"며 "폐기물 드럼통 안을 살펴보니 냄새 역한 초록색 유류 물질이 가득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드럼통에 '고농축 폐수' 등이 쓰여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물질이 실제 고농축 폐수인지, 고농축 폐기물 용기에 다른 물질을 넣은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했다.

▲ 인천 남동공단서 적재된 정체불명 폐기물이 지난 21일 원주에서 하역되다 환경당국에 적발됐다. (사진제공: 민주노총 원주지역지부)

화물차 기사들은 나무팔레트를 운송해달라는 광고를 접하고 이를 운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송단가가 비교적 저렴한 편이었지만 일감이 없어 수락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음성군과 원주시에서 하역이 불발되자 이들은 원주·문막휴게소 등을 떠돌다 23일 음성으로 되돌아갔다. 한편, 원주지방환경청은 폐기물 시료를 채취해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23일 원주지방환경청 관계자는 "성질과 성상, 성분을 분석 중이고 결론은 5일 정도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분석 결과 지정폐기물로 확인되면 관련 행정조치를 취할 것"이라 밝혔다. 화주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것이 없는 상태다.

환경청 관계자는  "화주는 인천 남동공단의 한 창고를 임대한 사람"이라고만 언급했다. 하지만 민주노총 원주지역지부는 "천여톤의 정체불명 폐기물을 쌓아 놓을 정도라면 일반 개인은 아닐 것"이라며 기업체 소행을 의심했다.

운반 기사와 관련해서도 폐기물 분석 결과에 따른 행정책임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폐기물관리법에 의하면 지정폐기물은 관계당국이 허가한 차량만 운반할 수 있다.

환경청 관계자는 "어떤 경로를 통해 운반과정에 가담했는지 정도에 따라 처벌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오늘(23일)부터 시작되는 조사가 어떻게 결론 나는지 기다려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