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공원으로 묶인 도시계획시설이 2020년 일제히 해제되는 일몰제를 앞두고 난개발이 우려되고 있다. 대규모 실효 사태가 벌어질 경우 개발이 가능한 토지의 난개발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그러나 단기간에 수천억이 투입돼야 해소될 문제여서 현재로선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은 도로, 공원, 녹지 등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됐지만 10년 이상 사업이 시행되지 않은 곳을 말한다. 1999년 과도한 사유재산 제한 등의 사유로 헌법불일치 판결이 났다. 때문에 2020년 7월까지 장기미집행 시설을 매입하지 못하면 도시관리계획을 해제해야 한다.

원주시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된 면적은 3천600여㎡이다. 이중 70.5%는 용도에 맞게 집행됐다. 그러나 나머지 1천60여㎡는 미집행 됐다. 10년 넘은 장기미집행도 811만㎡이다. 도로 81%, 녹지 67%가 집행된 반면 공원 집행률은 36%이다.

그나마도 원주시에서 최근 3년간 1천285억 원이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결과다. 헌법불일치 판결이 나기 전에는 연간 10억 원 정도만 투입됐다. 원주시는 1단계(2016년∼2018년), 2단계(2019년∼2020년), 3단계(2021년∼2025년)로 구분해 장기미집행 시설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워낙 막대한 예산이 소요돼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2단계 사업비로 1천110억 원, 3단계 사업비로 2천472억 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원주시가 단계별 집행계획을 수립하긴 했지만 숫자놀음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집행률이 낮은 공원의 경우 원주시는 민간자본을 유치해 민간공원으로 추진하고 있다. 민간사업자가 전체의 70%를 공원으로 조성해 원주시로 기부채납 하는 대신 나머지 30%에 공동주택을 지어 분양하는 방식이다. 중앙공원 1·2구역, 단계공원, 단구공원 등 4곳이 민자공원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미집행 공원이 41개소에 달하는 상황이어서 역부족이다.

특히 일몰제가 시행되면 난개발은 물론 원주시를 향한 소송이 우려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자연녹지지역을 일몰제 이후 보존관리지역으로 지정할 경우 토지주의 반발이 예상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개발 가능한 토지로 변경하게 되면 난개발을 피할 수 없어 이래저래 지뢰밭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일몰제가 시행되면 국토교통부 지침에 따라 토지의 용도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전국 지자체가 아우성인 만큼 정부의 대응책이 마련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